만화리뷰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취업 매니저 시즌2

“둘 다 전형적인 취업의식을 갖고 있군요. 브랜드 지향, 랭킹 의존증, 우리나라 학생은 오로지 머릿속에 취업 정보지의 인기 기업 랭킹밖에 없어요. 그리고 위쪽부터 순서를 따져 들어갈 수 있을만한 곳을 지원하죠. 그 회사가 어떤 곳인지, 자신이 회사에서 뭘 할지도 상관이...

2009-10-16 김진수
“둘 다 전형적인 취업의식을 갖고 있군요. 브랜드 지향, 랭킹 의존증, 우리나라 학생은 오로지 머릿속에 취업 정보지의 인기 기업 랭킹밖에 없어요. 그리고 위쪽부터 순서를 따져 들어갈 수 있을만한 곳을 지원하죠. 그 회사가 어떤 곳인지, 자신이 회사에서 뭘 할지도 상관이 없어요, 어쨌든 지명도가 조금이라도 높으면 그걸로 만족하죠. 마치 청바지나 가방을 고르듯이, 랭킹 의존증이라고 해서 딱히 두 사람을 비난하는 건 아니에요 우리나라의 경제 환경에서는 당연한 일이죠.” “꼴찌 동경대 가다”로 일본 사회구조의 핵심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동시에 일본의 입시정책을 심도 깊게 조명했던 작가 미타 노리후사와 세키 테츠야가 돌아왔다. 전작이 ‘입시’였다면, 이번엔 ‘취업’이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취업활동에 열심인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명확한 사회의 진실을 보여 주고 거기에 맞춘 해법을 제시하는 만화 “취업매니저”는, 사회의 본질을 꿰뚫는 직접화법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비밀을 설파하여 일본 뿐만아니라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멋지게 알아차렸군요, 임금이 높은 회사는 대체로 경쟁이 적은 업종이니까, 또한 정보, 에너지 물류 등 이른바 ‘눈에 보이지 않는 필수품’과 증권이나 은행도 이런 부류예요. 결국 세상에 필요한 이런 기업은 스스로 가격을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에 무척 탄탄하죠. 그리고 공기업, 정부의 규제로 굳건히 보호받는 업종은 신규참여가 없기 때문에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나눠가질 수 있죠.” “취업매니저”를 통해 작가가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사회의 본질을 알아라. 둘째는 본질을 파악했으면 이제 어떤 식으로 직업을 찾을 것인가다. 작가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작품을 읽을 사람들을 명확히 설정하고 있다. “꼴찌 동경대가다”는 입시전쟁에 참가한 일본의 고등학생들이 타겟이었고 “취업매니저”는 취업전쟁에 참가한 일본의 대학생들이 타겟이다. 작가는 아주 실증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취업에 관한 노하우를 설명하면서 ‘왜 자신의 인생을 그런 식으로 선택해야하는가?’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명확한 답이란, 바로 일본 사회의 본질이다. 일본의 역사와 사회구조, 경제기반 등을 분석해보면 사회가 원하는 ‘신입사원’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그 ‘신입사원’이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는지를 철저한 자본주의적 시각으로 분석해 제시해준다. 설령 그 해답이 아주 싸늘하고 인정머리 없어 보일지라도, 마치 ‘달콤해 보이는 것은 환상일 뿐이야, 진실은 원래 이런 거야’ 라는 느낌으로 말이다. “버드맨에서 어엿한 인간이 되느냐...여기가 갈림길이군요, 곰곰이 생각해봐요, 나머지 얘기는 유이치로 씨가 세상은 역시 돈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뒤에 계속하죠.”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한국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깨닫게 된다. 미국발 금융위기로부터 파생된 세계경제의 위기를 맞아 사상 최대의 청년실업이 발생하고 있다는 현재, 취업을 앞둔 한국의 대학생들도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진실은 비록 싸늘하고 쓸 지라도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것이 사회의 법칙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