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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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라리횬의 손자 (진정한 경외를 두른 자)

“과거에 인간들은 요괴를 두려워했다. 그 요괴들의 선두에 서서 백귀야행을 이끄는 자, 사람들은 그 자를 요괴의 총대장, 혹은 이렇게 불렀다. 이매망량의 주인 누라리횬이라고.”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 “D-Grayman” 의 뒤를 잇는 ‘점프’ 판타지...

2009-08-31 김진수
“과거에 인간들은 요괴를 두려워했다. 그 요괴들의 선두에 서서 백귀야행을 이끄는 자, 사람들은 그 자를 요괴의 총대장, 혹은 이렇게 불렀다. 이매망량의 주인 누라리횬이라고.”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 “D-Grayman” 의 뒤를 잇는 ‘점프’ 판타지가 또 하나 출시되었다. 제목은 “누라리횬의 손자”, 전형적인 점프식 판타지로 이번의 소재는 ‘요괴’다.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다. 누라리횬이라 불리는 요괴들의 총대장에게는 손자 리쿠오가 있다. 리쿠오는 요괴의 피가 4/1 섞여있는 인간으로 어렸을 때부터 요괴들을 이끄는 총대장, 백귀야행의 선두이자 이매망량의 주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아왔다. 그러나 점차 성장하여 고학년이 될수록 인간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요괴의 총대장이 되는 걸 싫어하게 되자 다급해진 요괴들은 여러 가지 시도를 한다. 틈을 타서 배신을 하는 요괴가 있는가 하면 리쿠오의 자질을 알아보기 위해 시험을 하는 요괴들도 나오게 된다. 리쿠오가 요괴의 총대장으로 각성하게 되면 엄청난 파워를 발휘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그저 겁 많은 소년일 뿐이고 정작 각성했을 때의 기억이 전혀 없다. 결국 이 만화는 인간 리쿠오와 요괴대장 리쿠오의 간극에서 벌어지는 많은 이야기들을 다루는 것이고 그 사이사이에 점점 더 강력한 요괴들을 적으로 등장시켜 리쿠오를 성장시켜 나가는 전형적인 ‘점프 시스템’ 판타지다. “아무리 총대장의 손자라 해도 우리 누라구미의 두목을 맡을 수 있을까?” “누라리횬의 손자”는 ‘누라구미’라 불리는 요괴들의 조직을 무대로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가는데 ‘누라구미’는 명칭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인간세계의 야쿠자 조직체계를 작가가 본 따 만든 요괴들의 조직이다. 야쿠자로 치면 광역 폭력단에 해당하는, ‘누라구미’를 따르는 요괴들의 지부조직이 일본 전역에 있고, 각 조직의 두목은 정기적으로 본가에 해당하는 ‘누라구미’에 모여 요괴세계의 일들을 의논한다. 어렸을 때부터 요괴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난 리쿠오는 비록 인간의 피가 섞였지만 본가의 간판을 짊어질 당당한 후계자로서 대우받고 있는 것이다. 인간 식으로 따지면 “야쿠자의 도련님”이다. “약한 자를 죽여서 희열에 빠지는 그런 요괴가 이 암흑세계에서 제일 가는 ‘경외’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리 없다.” “누라리횬의 손자”의 강점은 잘 짜여진 설정도 있지만, 최고의 점수를 줄 수 있는 건 요괴들의 다양한 캐릭터다. 주인공인 리쿠오가 멋있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를 따르는 누라구미의 특색 있는 요괴들이 매화 새롭게 등장한다. 만화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강점을 엄청나게 활용하고 있고, 새로운 요괴들을 소개하는 것 만으로도 이야기 소재가 떨어지지 않는다. 거기다가 ‘점프식 성장’도 한다. 아마 점프의 차세대를 이끌어 갈 인기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