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사원 츠키시마
“신뢰 없이 비즈니스가 성립하는 나라는….이 태양계엔 존재하지 않아!!!” 한 때 세계경제의 모든 것을 먹어 치울 듯이 탐욕스럽게, 급속도로 성장하던 일본의 기업들, 그 거대한 조직력의 중심엔 항상 “상사”라는 일본 특유의 기업이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일본의 “상...
2009-08-27
유호연
“신뢰 없이 비즈니스가 성립하는 나라는….이 태양계엔 존재하지 않아!!!” 한 때 세계경제의 모든 것을 먹어 치울 듯이 탐욕스럽게, 급속도로 성장하던 일본의 기업들, 그 거대한 조직력의 중심엔 항상 “상사”라는 일본 특유의 기업이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일본의 “상사”같은 회사는 존재하지만, 일본의 거대성장기 당시 “일본상사”는 전 세계 기업들을 움츠러들게 만들 정도의 파워와 스피드가 있었다고 한다. 무역, 조정, 관리, 수주 등 비즈니스에 있어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고 연결되지 않는 고리가 없다는 일본의 ‘상사’는 그 특유의 추진력으로 일본 기업군의 최전방에서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던 조직이었다. “단 한 번이기 때문이다. 오늘 만났던 친구를 내일도 또 만날 수 있다곤 장담 못하지. 사람과의 만남을 일생에 딱 한 번뿐이라고 생각해라. 일생에 딱 한 번…단 한 번이기 때문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야수사원 츠키시마”를 읽다 보면 그 내용의 황당함에 한 번 웃지만, 그 내용의 진지함에 침묵하게 된다. 사실 세계의 역사를 살펴보아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지금과 같은 일본의 전성기가 오리라고 예견한 사람은 없었다. 자원도 없고, 산업시설은 모두 파괴되었으며 막대한 금액의 전후 보상금까지 물어야 했던 잿더미 속의 일본이 3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고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물론 바로 옆 나라인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세계 경제가 호황으로 접어든 외부요인도 있었지만, 어찌됐든 세계를 무대로 단기간 동안 기적 같은 부흥을 이루어낸 건 일본 비즈니스맨들의 힘이었다. “나는 재패니즈 비즈니스맨, 내 말이 거짓말투성이에 믿을 게 못 된다고 생각한다면 신경 쓸 것 없다. 쏴라.” “야수사원 츠키시마”는 “100년만의 최악의 불황”이라는 일본경제의 현 시점에서, 화려했던 쇼와시대의 부흥기를 추억하며 그 때의 비즈니스 정신을 다시금 되살리자는 취지의 작품이다. 일본 경제에 거품이 끼기 시작하고 결국 그 거품이 꺼져가기 시작했을 때, 일본의 중산층은 무너져갔고 사회안전망은 와해되었으며 종신고용의 신화는 깨져버렸다.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라는 모토로 세계경제의 한 축을 당당히 짊어졌던 일본의 신화가 깨져가면서 일본의 전후 부흥을 이끌어왔던 비즈니스맨들도 서서히 멸종되어 가기 시작했다. “야수사원 츠키시마”는 멸종되어가는 비즈니스맨들을 추억하며 온 몸이 전투의지로 똘똘 뭉친 과격한 남자 츠키시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츠키시마에게는 성역도 없고, 전쟁터도 개의치 않는다. 오직 비즈니스를 성사시키기 위해 두둑한 배짱과 굳건한 신뢰만을 가지고 상대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한 마디로 끝을 맺는다. “난 재패니즈 비즈니스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