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맨 (SAMURAIMAN)
“무사란 검과 갑옷으로 무장하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자” ‘일본’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아마도 “사무라이”, “스시(초밥)”, “닌자” 정도일 것이다. 이 일본만의 독특한 문화코드는 서구사회, 특히 유럽과 미국을 문화산업적으로 공략할 때 아주 유용하...
2009-08-13
유호연
“무사란 검과 갑옷으로 무장하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자” ‘일본’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아마도 “사무라이”, “스시(초밥)”, “닌자” 정도일 것이다. 이 일본만의 독특한 문화코드는 서구사회, 특히 유럽과 미국을 문화산업적으로 공략할 때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 일본의 ‘망가’나 독특한 시대극 그리고 최강의 중독성을 자랑하는 게임산업 등이 서구 젊은이들의 문화 속으로 엄청난 속도로 잠식해 들어갔고, 이제 미국이나 유럽에서 오리엔탈적인 문화코드라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인식되어 있는 것이 “사무라이”, “닌자” 같은 이미지다. 이렇게 자국의 독특한 문화를 세계시장에 알리고, 그것을 산업적으로도 성공시켰으며, 그 문화를 받아들인 나라에서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코드로 다시금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일본의 문화산업정책은 정말 우리 나라에서 벤치마킹 해야 할 국가적 비전이자 전략이다. “이 곳은 도쿠카와 이에야스가 상경했을 때 지은 호화찬란한 저택으로 알려진 니조성입니다.약 300년간 지속된 에도시대가 막을 내린 장소, 제 15대 장군 도쿠카와 요시노부가 정권을 조정에 반납한 대정봉환의 무대가 된 곳으로 유명하죠.” 그래서일까? 일본의 요리만화 소재 중에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역시 “스시”와 “라멘”이다. 일본의 시대극화 소재 중에서 압도적인 비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전국시대”와 “막말 유신초”의 이야기들이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든, 정사든, 야사든 간에 반드시 등장하는 것은 “사무라이”와 “닌자”이며 그들이 주인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류의 소설이나 만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이들은 어떤 때는 멋있게, 어떤 때는 비장하게 그려지면서 시대의 한 축을 담당하며 격변기를 이끌어 가는 영웅의 모습으로 현재의 대중들에게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무라이”나 “닌자”는 오늘날에도 그 영향력을 나날이 확대시키며 생명력을 지속시키고 있다. 우리 나라 만화에 현재 가장 필요한 전략은 바로 우리 나라의 격동의 역사 속에서 이러한 특징적 소재를 발굴해야 하는 일이다. “지금 세 사람의 운명의 수레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무사, 우리들로선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사무라이맨”은 “사무라이”라는 이미지를 소년만화의 판타지와 결합시킨 일종의 SF판타지 활극이다. 교토로 수학여행을 간 두 명의 소년들에게 하늘에서 내려온 거대한 사무라이가 합체되어 갖가지 사건을 겪게 된다는 내용으로 소재의 그럴 듯 함에 비해 작품 자체의 재미가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3권에서 작가는 대폭발을 일으키며 서둘러 작품을 끝맺는데 결국 만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준 별볼일 없는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