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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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디 먼데이

“후지마루, 이 것 하나만 기억해다오. 지금은 이것밖에 말할 수 없다. 듣기만하고 대답은 하지마…블러디 먼데이다…잊지 마라.” 『침입 절대 불가로 여겨졌던 미국 국방성, 즉 “펜타곤”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한 해커를 체포하고 보니 10대 고교생이었다…라는 뉴스를 ...

2009-07-17 석재정
“후지마루, 이 것 하나만 기억해다오. 지금은 이것밖에 말할 수 없다. 듣기만하고 대답은 하지마…블러디 먼데이다…잊지 마라.” 『침입 절대 불가로 여겨졌던 미국 국방성, 즉 “펜타곤”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한 해커를 체포하고 보니 10대 고교생이었다…라는 뉴스를 몇 년 전에 보고, 무서운 시대가 왔구나 하고 전율하는 동시에 오싹오싹하는 흥분을 느꼈다. 만약 그 고등학생이 조금 장난꾸러기에 정의감이 강한 히어로라면…그런 발상이 천재 해커 “FALCON”의 원점이 되었다. “펜타곤”을 해킹한 고교생은 그 후, 미국 국방성에 스카우트되었다는 소문이 있는데, 진실은?』 -아기 타다시, 작가의 말 중에서 “신의 물방울”, “사이코메트러 에지”의 스토리 작가 아기 타다시가 2007년도에 새롭게 내놓은 신작 “블러디 먼데이”가 한국어판으로 출시되었다. 고단샤(강담사)의 대표잡지 ‘주간 소년매거진’에 인기리에 연재되는 작품으로 현재 일본에서는 11권까지, 한국에서는 2권까지 출시되었다(2009.06 현재) 고교생 천재해커와 국제테러조직간의 숨막히는 두뇌싸움을 긴장감 있게 표현해낸 이 작품은 일본 현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2009.05.4주차 오리콘 주간 만화책 순위 4위, 11권, 8만부), 2008년 10월에 TBS에서 총 11부작, 동명의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방영되었다(평균 시청률 11.35) “아버지가 이대로 누명을 쓴 채 가만 계실 리 없잖아? 분명 무사히 돌아오실 거야! 아버지의 무죄는 내가 증명하겠어. 반드시.” “블러디 먼데이”의 강점은 “그럴 듯 함”에 있다. 시골 저편의 외진 곳까지 초고속 광통신망이 깔려있는 세계 최고의 IT강국 대한민국에서, 컴퓨터를 손 안의 장난감처럼 다루는 고등학생들은 전국 곳곳에 널려있기 때문에 “천재 고교생 해커”라는 설정은 더 이상 비현실적인 것도, 새로운 것도 아니다. 다만 이 만화에서는 조금 더 그럴 듯하게 주인공의 위치를 격상시켜 준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국가 정보기관의 유력자로 근무하고 있으며, 실제로 아버지 직장인 공안 조사청 시스템에 침입, 정부 고위층을 긴장시킨 전력이 있어 현재는 아버지의 관리 하에 국가기관에 협조하고 있는 천재 해커로 설정되어 있다. 그래서 주인공인 후지마루가 아무리 황당한 짓을 해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으며,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할 수 있을지 몰라”하는 독자들도 꽤 있을 것이다.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잡지 소년 점프의 편집장은 이런 말을 했다. “만화는 재미있기만 하면 된다.” 사실 전후 50년 동안 일본의 망가가 세계를 석권한 데에는 이런 정신이 버팀목이 되어왔다. “블러디 먼데이”는 이러한 일본 만화의 상업화 공식을 철저히 활용하여, 권 수를 쌓아갈수록 박진감 넘치는 탄탄한 극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작화, 스토리, 연출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꽤 재미있는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