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차를 마시자!! (A BADBOY DRINKS TEA!!)

“내 말 좀 들어봐, 야마다, 난 말이지 이렇게 난폭한 남자가 아냐, 원래는 말야…마음씨 고운 근사한 남자야. 너는 알 거 아냐? 난 딱히 누군가를 패주고 싶은 게 아냐. 모두와 사이 좋고 즐겁게 지내고 싶어. 그런데 지금 나의 일상은 어떻지?” “오늘부터 우리는...

2009-06-19 김현우
“내 말 좀 들어봐, 야마다, 난 말이지 이렇게 난폭한 남자가 아냐, 원래는 말야…마음씨 고운 근사한 남자야. 너는 알 거 아냐? 난 딱히 누군가를 패주고 싶은 게 아냐. 모두와 사이 좋고 즐겁게 지내고 싶어. 그런데 지금 나의 일상은 어떻지?” “오늘부터 우리는”의 작가 니시모리 히로유키가 이번에도 웃긴 불량아를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무려 “다도”가 소재다. 제목은 “차를 마시자!!”, 언제나 독특한 웃음 코드로 독자들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그가 “다도부에 들어간 불량배”를 소재로 이번엔 어떤 웃음을 독자들에게 선사할지 기대가 된다. “생각하면 최악의 중학교 시절이었어, 원래는 마음씨 고운 내가, 헛소리 지껄이지마, 그것들이 나를 수라의 길로 내몰았다구! 그 본드처럼 질긴 망할 녀석들이!!” 이번 주인공 후나바시 마사야는 통칭 “데빌 마군”으로 불리는 중학시절 최흉(最凶)이란 호칭이 붙었던 불량아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평화롭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하는 소박한 남자다. 하지만 주위 환경은 그를 평화롭게 놔두지 않는다. 끊임없는 오해와 시비, 쓸데없는 공명심을 위한 도전 등등으로 후나바시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고등학교 생활도 여전히 똑같으려니 했던 후나바시에게 한줌의 희망을 건네 준 써클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다도부였다. “명색이 다도를 한다는 사람이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안됩니다.”라는 부장의 한 마디에 감동받은 후나바시는 바로 다도부에 입부한다. “저건 일기일회라고 읽어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언제나 한 번뿐, 그러므로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말이에요, 오늘 이 자리도 마찬가지예요. 오늘 이 순간 이 자리에서 만난 사람들을, 내일 다시 이 자리에서 만난다 해도, 그것은 오늘의 만남과는 다른 거랍니다. 이 짧은 한 때가 이 시간 이 곳에서만 존재하는 것처럼 소중하게 여겨라. 상대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그 사람을 깊이 이해하고, 만남을 기뻐하자는 뜻을 담고 있어요.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전국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말이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참 근사한 말이라고 생각해요.” “차를 마시자!!”의 웃음 코드는 엇갈림에 있다. 매사 진지하려는 사람과 매사 건성인 사람이 만나면 이야기가 엇나가듯이, “차를 마시자!!”에서도 다도부 부장 나오미의 진지함과 성격 급한 카호, 진지하려 하나 잘 안 되는 후나바시가 만나면 반드시 엇갈림이 생기고 그 상황에서 웃음이 터진다. 애당초 컨셉이 “다도부에 들어간 불량배”니 웃길 수밖에 없지만 정작 주인공인 후나바시는 진지하다. 그래서 계속 웃긴다. 한때는 이런 웃음 코드가 썰렁함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 나오는 개그 만화의 대세는 역시 이런 썰렁함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