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플라타너스
“이번에야말로 에이스 투수가 될 테야!” “바람의 마운드”, “드림”, “4번 타자 왕종훈”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나미 타로와 카와 산반치 콤비의 신작 야구 만화가 출간되었다. 예전 이상무 작가의 “독고탁”을 연상시키는 작고 귀여운 소년 주인공의 캐릭터는 이번 신...
2009-06-10
석재정
“이번에야말로 에이스 투수가 될 테야!” “바람의 마운드”, “드림”, “4번 타자 왕종훈”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나미 타로와 카와 산반치 콤비의 신작 야구 만화가 출간되었다. 예전 이상무 작가의 “독고탁”을 연상시키는 작고 귀여운 소년 주인공의 캐릭터는 이번 신작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바람의 마운드”에서는 유명 선수들의 폼을 똑같이 흉내 내는 능력을, “드림”에서는 상대의 폼을 체크하는 능력을 선보였던 주인공이 이번 “하늘의 플라타너스”에서는 어떤 능력을 지닌 주인공일까 새삼 궁금하게 만든다. “어떤 구종도 자유로이 던져 슬럼프에 빠진 타자를 회복시킨다고 해서 일명 ‘닥터 피맨’이라고도 불리지!” 주인공의 이번 능력은 어떤 타자의 슬럼프도 확실하게 고쳐주는 투구능력이다. 주인공인 나츠오는 최고의 명문인 시니어리그 전국우승팀 히카리가오카 시니어에서 배팅피처로 이름을 날린 선수다. 어떤 타자든 스윙 폼을 한번만 보면 그 타자의 버릇과 좋아하는 구종을 정확하게 알아내어 그 타자에게 맞는 투구를 던져줌으로써 배팅감각을 올려준다. 어떤 타자든 나츠오와 타격연습을 하면 슬럼프를 극복하고 최상의 배팅 감각을 유지한다고 하여 일명 “닥터 피맨”으로 불린다. 못 던지는 구종이 없고 심지어 구속마저도 1km단위로 끊어 던질 수 있지만 너무나 작은 체격 조건 때문인지, 어떤 지도자도 나츠오를 배팅피처로만 썼지 실제 마운드에 올려 본 적이 없었다. 일종의 “비운의 천재”인 것이다. 그래서 갑자원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꿈인 나츠오는 중학 시절에는 명문 팀에 있으면서도 정작 정식 경기의 마운드에는 올라본 경험이 없다. 물론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착한 성격도 한 몫 했고, 팀으로서는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지만, 나츠오는 자신의 독특한 재능 때문에 항상 팀을 위해 희생해야만 하는 존재였던 것이다. “치기 좋은 코스가 보인다는 것은 칠 수 없는 코스도 보인다는 말이겠지?” “하늘의 플라타너스”는 나미 타로와 카와 산반치 콤비의 변하지 않는 전형성을 보여주는 야구 만화다. 그런데 그 “전형성”이 독자들을 재미있고 유쾌하게 만든다. 이 두 콤비의 주제는 항상 “갑자원”이다. 주인공도 항상 똑같다. “독특한 재능을 가진 작은 체구의 소년”이다. 너무 작은 체격 때문에 주목 받지 못하던 주인공이, 자신이 가진 독특한 재능이 빛을 발하며 탁월한 능력의 선수로 변신하기까지의 과정을 아주 세심하게 지면에 펼쳐놓는 연출 방법도 똑같다. 그러나 한 번 잡으면 쉽게 손을 놓지 못하는 탄탄한 구성과 연출, 스토리가 그들의 “전형성”을 뒷받침해준다. 야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