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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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도쿄 토이박스 (GIGA TOKYO TOY BOX)

“나옵니다…다음 세대기가! 게임기의 가격이 아니라는 둥, 전자레인지에 맞먹게 전기를 잡아먹는다는 중,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우리는 쭉쭉 나갈 겁니다! 재미있는 것을 만들면, 사람들은 반드시 따라온다. 단지 그 뿐입니다.” 일본 만화의 강점은 소재의 다양성에 있다...

2009-02-18 유호연
“나옵니다…다음 세대기가! 게임기의 가격이 아니라는 둥, 전자레인지에 맞먹게 전기를 잡아먹는다는 중,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우리는 쭉쭉 나갈 겁니다! 재미있는 것을 만들면, 사람들은 반드시 따라온다. 단지 그 뿐입니다.” 일본 만화의 강점은 소재의 다양성에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업계’의 이야기를 다룬 성인 대상의 이야기들이 강하다. ‘업계’라고 표현한 이유는 워낙 많은 분야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인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시마 과장”시리즈일 것이다. 전자업계에 종사하는 샐러리맨의 사랑과 성공을 다룬 이 작품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었다. “멋진 남자 김태랑”은 건설업계에 취직한 전직 불량배가 샐러리맨으로 적응해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샐러리맨뿐만이 아니다. 변호사, 검사, 기자, 세일즈맨, 미술상, 보험조사원, 소방관, 요리사, 뮤지션, 연예인 매니저 등등은 물론이고, 때로는 이런 직업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황당한 직업을 가진 주인공을 등장시키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소재의 다양성만이 아니다. 가장 중요하게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소재의 리얼리티인 것이다. 일본 만화가 세계 시장에서 최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 원동력은 이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능력’과 ‘재미있게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게임이라는 것은 몇 시간,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다른 이의 인생을 그만큼 구속해 놓고 아무 것도 남지 않는 것 따위를 도대체 무엇 때문에 만든단 말입니까?” “기가도쿄토이박스”는 아키하바라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게임업계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만화는 일단 “리얼리티”를 훌륭하게 갖추었다. 게임제작의 여러 가지 파트들을 자세히 다룬 것부터 업계의 돌아가는 이야기, 게임이 기획되고 만들어지는 과정, 발주는 어떻게 하고 납품은 어떻게 하는가 등등 업계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업계의 정보가 잔뜩 녹아있다. 그리고 “재미”도 있다. 이야기 자체가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활발한 간사이 아가씨 모모다 모모를 주인공으로 한 ‘신입사원 적응기’이기 때문에 게임 업계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꿈, 좌절, 업무형태, 노력 등등이 일련의 과정을 따라 아주 잘 보여진다. “선배, 아까는 정말 죄송했어요. 하지만 저 지금 이렇다 할 무기가 없거든요. 꿈이라든가 희망밖엔 없다구요.” “기가도쿄토이박스”를 보다 보면 우리 앞에 놓여진 게임팩의 정체를 파악해보고 싶은 욕구가 무럭무럭 피어 오른다. 단순히 게임이 좋아서 시작했고, 그 꿈을 바탕으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데 올인하는 게임업계 사람들의 이야기, “기가도쿄토이박스”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