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몬즈 ([철의 선율]중에서)
“난 그 놈들 때문에 살아있는 거요… 내 두 팔을 빼앗은…. 그 다섯 놈을 죽이기 위해…” “풀어헤드 코코”의 요네하라 히데유키가 오랜만의 신작으로 복수극을 들고 돌아왔다. 그것도 그냥 복수극이 아니다. 잃어버린 팔 대신 강철 의수를 양 어깨에 달고 증오와 분노의...
2009-02-04
석재정
“난 그 놈들 때문에 살아있는 거요… 내 두 팔을 빼앗은…. 그 다섯 놈을 죽이기 위해…” “풀어헤드 코코”의 요네하라 히데유키가 오랜만의 신작으로 복수극을 들고 돌아왔다. 그것도 그냥 복수극이 아니다. 잃어버린 팔 대신 강철 의수를 양 어깨에 달고 증오와 분노의 힘으로 괴력을 발휘하는 한 사내의 이야기다. 이른바 SF 판타지 퓨전 복수극이랄까? “인간은 모든 걸 잃으면 절망하게 된다. 그 날 내가 가슴에 품은 것은, 절망이 아니라 분노와 증오였다.” “다이몬즈”는 믿었던 동료들에게 자신의 양 팔과 가족을 잃은 한 남자의 복수극이다. 그러나 작가는 평범하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길 거부하고 SF적인 요소를 가미시켜 만화의 기대치를 높인다. 양 팔을 잃은 남자에게 어떤 무기를 선사할 것인가? 그래서 도입된 것이 나노 테크놀로지와 갈망의 에너지 “제스모스”다. 주인공인 헤이트는 거대기업의 연구원으로 나노 테크놀로지를 개발하는 과학자였다. 그가 개발한 수많은 신기술은 인류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도약시킬 만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회사의 상층부는 그것을 군사기술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거기에 반발한 헤이트에게 조직의 처형명령이 떨어지고 헤이트에 의해 개발된 나노 테크놀러지로 만들어진 신무기를 신체부위에 장착한 네 명의 킬러와 가장 믿었던 친구에게 헤이트는 양 팔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다. 절망이 아닌 분노와 증오를 온 몸에 아로새긴 헤이트를 구원해주고 삶의 목표를 되찾게 해준 것은 제스모스(염동력의 일종으로 접촉하지 않고 물체를 움직이는 힘)라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의수나 의족을 연구하는 과학자 베켈이었다. 증오와 분노로부터 발생한 헤이트의 무한한 제스모스를 계측한 베켈은 그의 요구대로 엄청난 강도와 위력을 자랑하는 기계 의수를 장착시키고, 만약 부서져도 언제나 교체가 가능한 형태로 개조한다. 그리고 헤이트는 1년여 간의 훈련을 통해 혼자서 100여 명의 전투원을 상대할 수 있는 무서운 능력자로 변신, 자신의 복수를 완결하기 위해 박사의 곁을 떠난다. 한 손엔 여벌의 의수를 넣은 커다란 가방을 들고서. “분노와 증오 위에 성립된 인생, 그에게 평범한 인생은 불가능해.” “다이몬즈”의 주된 구도는 제스모스를 구사하는 주인공과 나노 테크놀러지를 무기로 바꿔 신체에 장착한 적들 간의 대립이다. 적들의 나노 테크놀러지는 헤이트의 의수처럼 교환도 필요 없고 제각각 신기한 능력을 갖춘 첨단 과학이다. 반면 주인공인 헤이트의 무기는 다소 원시적으로 보이나 엄청난 괴력과 강도를 자랑하는 강철 의수와 인간 본연의 힘인 증오와 분노의 에너지다. 첨단과 원시의 싸움, 자연과 과학의 싸움, 더 깊게는 기술과 의지의 싸움을 “다이몬즈”는 담고 있다. 한 남자의 기발한 복수극 “다이몬즈”를 즐겨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