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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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 (大望 - 사카모토 료마이야기)

“바다 저 편을 생각해요. 바다 저 편에 뭐가 있을까….계속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일본 역사에서 가장 큰 분기점이라 불리는 “메이지 유신”은 아시아의 조그만 섬나라였던 일본이 봉건제도의 틀을 벗고 서양열강들과 발맞추는 근대화의 기점이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2009-01-19 유호연
“바다 저 편을 생각해요. 바다 저 편에 뭐가 있을까….계속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일본 역사에서 가장 큰 분기점이라 불리는 “메이지 유신”은 아시아의 조그만 섬나라였던 일본이 봉건제도의 틀을 벗고 서양열강들과 발맞추는 근대화의 기점이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봉건국가들에게는 거대한 재앙이 시작되는 시발점이었다. 일본은 막부말기의 치열한 내전을 거쳐 막부를 없애고 위로는 천황을 숭배하며 아래로는 봉건적인 신분제도를 타파하는 근대국가를 성립시켰다. 이후의 일본은 우리도 잘 알다시피, 국가 주도하의 산업화에 성공,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거쳐 만주사변, 진주만습격, 태평양전쟁에 이르는 제국주의의 길을 걸어가고 1945년에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피폭국가가 된다. “, 강한 사람이란 진정한 자상함을 겸비한 사람이니까” “메이지 유신”의 시발점이 되는 두 가지의 커다란 사건은 “사쵸동맹”과 “대정봉환”이다. 강력한 힘을 가진 두 개의 번인 사쓰마와 쵸슈는 서로간에 원수라 부르며 강경하게 대립하는 번이었으나 한 인물의 기발한 제안에 의해 서로 동맹을 맺고 계속된 내전으로 쇠약할대로 쇠약해진 막부에 결정타를 날린다. 결국 1867년 10월 14일, 막부는 정권을 천황에게 반환하며 사실상 소멸하는데 이것을 ‘대정봉환’이라 한다. 역사의 변혁을 가져오는 이런 거대한 일이 한 인물의 머리 속에서 고안되고 결국 실현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이 인물의 머리 속에는 장차 메이지 유신을 거쳐 세계로 나아가는 일본이라는 거대한 그림이 이미 그려져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그 인물의 이름은 봉건적인 신분제도가 가장 극심한 차별을 낳고 있던 토사번의 탈번무사(번주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번을 탈영한 죄인) 사카모토 료마였다. “이 일본이라는 나라에 시원하게 나타났다 시원하게 사라져간 기분 좋은 바람이요.” 여기에 소개하는 만화 “대망”은 일본의 역사를 뒤바꾼 한 남자, 사카모토 료마의 일대기를 다룬 일종의 위인전이다. 료마의 삶을 다룬 일본의 소설이나 만화, 드라마, 영화들은 수도 없이 많은데 이 작품은 그 표현수위와 세계관을 볼 때 일본의 어린이들을 타겟으로 노린 일종의 학습만화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어이! 료마”같은 작품은 료마가 막부말기의 혼란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이 가감 없이 소개된다. 시바 료타로의 소설 “료마가 간다”를 원작으로 만들어서인지 막부말기의 치열한 시대상을 잔인한 장면까지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결국 나중에 암살당해 죽는 료마의 모습까지도 말이다. 그러나 “대망”에는 그런 잔인한 장면이나 어려운 얘기들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일본의 위인 중 한 명인 료마를 어린이의 관점으로 소개하는 만화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