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 GM (General Manager)
“15년이 지난 현재, 녀석은 억대의 연봉을 받는 슈퍼스타, 그리고 난 녀석의 시계 값보다 못한 연봉을 받고 있다. 위에 있던 사람은 떨어지고 밑에 있던 사람은 올라가니 이건 뭐 거의 솔로몬 수준의 공평함. 아니야… 그래도 역시 세상은 불공평해….” 세상에는 여러...
2009-01-08
석재정
“15년이 지난 현재, 녀석은 억대의 연봉을 받는 슈퍼스타, 그리고 난 녀석의 시계 값보다 못한 연봉을 받고 있다. 위에 있던 사람은 떨어지고 밑에 있던 사람은 올라가니 이건 뭐 거의 솔로몬 수준의 공평함. 아니야… 그래도 역시 세상은 불공평해….” 세상에는 여러 가지 직업이 있지만, “프로야구 선수”라는 직업은 대중들의 선망과 질투를 한 몸에 받는, 운동선수이면서 연예인이기도 한, 아주 특별한 직업이다. 자신의 실력과 재능에 따라 몸값이 매겨지고 그 해의 실적에 따라 억대의 연봉액수가 매년 상향 조정되는, 일종의 선택 받은 프리랜서랄까? 그러나 이건 팬들의 성원과 열광적인 응원을 몰고 다니는 인기스타 선수에게나 해당되는 얘기고,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웬만한 샐러리맨보다 훨씬 떨어지는 대우를 받으며 눈물 젖은 빵을 먹고 배트를 휘두르면서 언제 경기장에 서게 될지도 막막한, 비인기 선수의 설움도 함께 공존하는 비정한 자본주의의 무대이기도 하다. 그럼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도대체 누가 이들의 재능을 몸값으로 측정하고, 연봉액수를 매년 조정하며, 그들의 시장성에 대한 값을 매기는가?” 최훈의 “GM”은 세상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러한 일을 업으로 하는, 각 프로야구 구단의 프런트 직원들의 이야기를 아주 유쾌하고 흥미롭게 잡아낸 일종의 ‘전문가 만화’다. “네네, 그럼 10억이라고 치고!! 근데 장건호가 10억을 받을 가치는 있는 선숩니까?”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MLB(Major League Baseball) 카툰을 연재하면서 야구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은 만화가 최훈은 스스로도 밝혔듯이 밥보다 야구를 더 좋아하는 야구광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프로야구단의 속사정을 네이버에 장편극화로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야구팬들의 기대감은 무척이나 높았고 작가는 (마감은 잘 지켜지지 않았지만) 그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매년 10월에 벌어지는 코리안 시리즈가 끝나면 다음 해 3월까지 각 구단은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그 해의 실적에 따라 선수들과 연봉협상을 하고, 드래프트에서 뽑힌 유망한 신인 기대주들을 실전에 배치하기 위한 조정을 하며, 경쟁구단과 서로의 이점을 살린 트레이드를 시킬 대상을 물색한다. 그것뿐만 아니라, 기량이 떨어지거나 부상당한 선수를 방출하거나 해외리그에서 뛰고 있는 준비된 용병을 스카우트해오기도 한다. 이러한 일들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 각 구단의 ‘전력분석팀’들이며, ‘GM’의 주인공인 하민우는 자금력도 떨어지고 전력도 그저 그런 ‘수원 램즈’의 전력분석팀장이다. ‘GM’은 프로야구의 프리시즌(대개 시즌이 끝나는 10월말부터 그 다음해의 3월까지)에 벌어지는, 구단의 전력을 조정하는 사람들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를 최훈만의 방식으로 아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 최고의 선수 장건호가 FA로 풀리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한국 프로야구의 갖가지 사안들을 미시적인 것에서부터 거시적인 것에까지 세세하게 다루고 있어 야구 팬들에게는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