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하나다 소년사 (hanada onyeon-sa)

“난 이대로 죽는 걸까? 아직 초등학교 3학년밖에 안 됐는데…역시…벌을 받은 거야!” “피아노의 숲”의 작가 이시키 마코토의 명랑 판타지만화 “하나다 소년사”는 개구쟁이 소년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 귀신들을 볼 수 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판타지다. 주인공인 ...

2009-01-05 유호연
“난 이대로 죽는 걸까? 아직 초등학교 3학년밖에 안 됐는데…역시…벌을 받은 거야!” “피아노의 숲”의 작가 이시키 마코토의 명랑 판타지만화 “하나다 소년사”는 개구쟁이 소년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 귀신들을 볼 수 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판타지다. 주인공인 이치로의 순박하고 씩씩한 성격이 귀신들의 성불(成佛)과 매우 잘 어울린다는 느낌의 이 명랑만화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작품이다. “새로운 생명을 구해냈잖아! 이치로 부탁이야! 시간이 없어!!” 교통사고 후부터 귀신들을 보게 되고 귀신들과 대화하는 것은 물론, 귀신들에게 몸까지 빌려줄 수 있게 된 주인공 이치로는 매일매일 부탁을 하러 오는 새로운 귀신들을 만나게 된다. 그때마다 매우 귀찮아하면서도 마음 착한 이치로는 매번 그 부탁을 들어주게 되는데, 이치로의 도움으로 원념을 푼 귀신들은 성불하게 되지만 이치로의 고민은 늘어만 간다. “이치로…우리 엄마를 도와줘…우리 엄마가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내 마음을 전해줬으면 해….” “하나다 소년사”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정신은 기본적으로 휴머니즘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피아노의 숲”에서도 보여지는, 타인을 대하는 따뜻한 시선은 “하나다 소년사”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비록 온 동네를 시끄럽게만 하는 개구쟁이 소년 이치로지만 마음만은 비단결이어서 귀신들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런 귀신들의 갖가지 부탁을 해결할 때마다 매우 인간미 흐르는 에피소드들이 애잔하고 유려하게 펼쳐지는 것이 “하나다 소년사”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너와 네 엄마가 행복해지길 바란단다. 널 낳아준 아빠는 그렇게 속 좁은 남자가 아니야. 걱정 마라, 가라 소타! 어서!” 귀신들의 소원은 정말 가지가지다. 자신이 바람 핀 증거가 되는 편지를 할머니 몰래 처리해달라는 바람둥이 할아버지 귀신부터, 가장 친한 친구인 소타의 아빠, 아들이 갖고 싶어했던 야구 글러브를 어떻게든 전해주고 싶어 성불하지 못한 국수집 아저씨, 자신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마음의 징표만이라도 간직하고 싶어하는 아가씨, 때론 고양이, 개 귀신까지 등장해 이치로를 괴롭힌다. 그러나 모든 귀신들에게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고 그 사연을 하나씩 풀어갈 때마다 이치로의 마음 또한 성장한다. 한적한 시골마을을 무대로 펼쳐지는, 조금은 오래된 듯한 시대의 “하나다 소년사”는 동심의 세계로 따뜻하게 독자들을 이끌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