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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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 리키 (RRR)

“일찌감치 17세에 프로 데뷔한 후로 10년… 그 당시에 꿈 중의 꿈이었던 세계 벨트를 세 차례나 방어하다니… 세상은 뭐든 해볼 만한가 봅니다. 지금 저는 정말로 행복합니다! 그런 이유로…할 만큼 했으니…오늘을 끝으로 저는, 은퇴를 하겠습니다.” 만화에는 많은 장...

2008-11-25 석재정
“일찌감치 17세에 프로 데뷔한 후로 10년… 그 당시에 꿈 중의 꿈이었던 세계 벨트를 세 차례나 방어하다니… 세상은 뭐든 해볼 만한가 봅니다. 지금 저는 정말로 행복합니다! 그런 이유로…할 만큼 했으니…오늘을 끝으로 저는, 은퇴를 하겠습니다.” 만화에는 많은 장르가 있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가슴 속에 무언가 뜨거운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장르는 누가 뭐래도 역시 “스포츠”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권투 등등 수도 없이 많은 장르의 스포츠 만화가 있지만 사실 스포츠 장르에서 성공한 작품이 되려면 꼭 적용되어야 할 몇 가지 공식이 있다. 그 중에 몇 가지 들자면, 주인공은 천재여야 한다(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 상태의), 라이벌은 반드시 나중에 친구가 된다, 주인공에게 고난과 역경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정도일 것이며 이런 공식이 딱 들어 맞은 스포츠 만화가 아마도 “슬램덩크”일 것이다. 흔히들 이런 흥행공식에 맞추어 웰메이드된 스포츠 만화를 대개 정통파라고 부르는데, 요즘은 이런 정통파 보다는 “다이아몬드 에이스”처럼 매우 미세한 부분까지 리얼하고 스포츠만화의 공식에서 약간 변주된 스타일이 더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정통파라 부르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정통파 스포츠만화에는 사람들을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오랜만에 만난 정통파 스포츠 만화를 하나 소개한다. 권투를 소재로 한 “로큰롤 리키”다. “난 로큰롤 파워, 이와마키 리키타로…이름만 봐도 록을 하기 위해 태어난 듯한 존재지만…어제로 드디어 27살이 되었어, 27살 하면 그거지, 지미 헨드릭스를 시작해서…자니스 조플린, 짐 모리슨, 커트 코베인…수많은 록 스타들이 죽은 특별한 나이! 그런제 난 아직 아무 것도 시작하지 않았어…지미 헤즈, 이 밴드를 결성한지 벌써 1년…라이브를 할 때가 되기도 했고…이 몸도 드디어 프로를 향해 진정한 땀방울을 짜내자는 생각을 했지!” “로큰롤 리키”의 강점은 매우 주도 면밀하게 흥행공식을 따라간다는데 있다. 록스타가 되겠다는 거창한 꿈과 달리 별 의욕도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보내고 있는 한 젊은이에게 갑작스레 엄청난 시련이 닥쳐온다. 그런데 그에게는 숨겨진 재능이 있었으니 바로 권투에 대한 재능이었던 것이다. 한때 빅스톤선더라는 예명으로 불리며 세계챔피언을 3차례나 방어하고 은퇴한 전 챔피언은 리키의 이러한 재능을 눈 여겨 보고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 권투 선수 만들기” TV프로에 리키를 출연시킨다. 부모와 같았던 누나와 매형을 갑작스레 잃고 그들의 유일한 핏줄이자 자신의 유일한 친척인 어린 조카를 맡게 되면서 빡빡한 삶의 현장으로 뛰어들어야 했던 리키, 가뜩이나 상황도 힘든데 데뷔를 하려면 뱃살부터 빼라는 프로듀서의 말까지 들었다. 그리고 만난 인생의 멘토,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숨쉴 틈 없이 달려나가는 “로큰롤 리키”, 정통본격 스포츠만화를 기다려 온 만화 팬들에게 거침없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