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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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범인조

야쿠자라는 말의 어원은 일본의 화투놀이에서 유래한 말로 화투의 패가 (8)여덟 끗(야 = 八, や), (9)아홉 끗(쿠 = 九, く), (3)세 끗(자 = 三, さ)이 나와서 합계가 20이 되는 경우, 이 3개의 패는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되는데 이것에서 유래하여 이 세...

2008-10-01 장헌길
야쿠자라는 말의 어원은 일본의 화투놀이에서 유래한 말로 화투의 패가 (8)여덟 끗(야 = 八, や), (9)아홉 끗(쿠 = 九, く), (3)세 끗(자 = 三, さ)이 나와서 합계가 20이 되는 경우, 이 3개의 패는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되는데 이것에서 유래하여 이 세 글자의 앞머리를 따서 만든 말인 "やくざ"가 "쓸모없는 인간"을 뜻하는 말로 비유되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에도시대에 야쿠자는 건달패나 노름꾼이 번잡한 길가에서 사행심을 조장하거나 요술을 이용해 관객을 속여 싸구려 물건을 소리쳐서 파는 야바위꾼과 같은 존재였고 특히, 에도시대 후기에는 농촌에서 생활고로 인해 많은 유민과 부랑인이 발생하여 도시로 흘러들어와 막부와 각 번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두목(親分, おやぶん 오야붕)과 부하(子分, こぶん 고붕)의 관계를 형성하면서, 독자적인 조직의 행동규범을 갖고 불법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 막부도 그들의 세력을 근절할 수 없어 고심했다고 하는데, 특히나 야쿠자는 간토지방(관동지역)에 많았다고 한다. 야쿠자(やくざ [yakuza] : 너절하다는 뜻. 정당한 생활을 하지 않음. 또는 그런 사람, 불량배, 깡패, 노름꾼)라는 말로 불리는 일본의 야쿠자 하면, 세계적으로 이탈리아의 마피아 버금가는 불법적인 폭력이나 압력을 행사하는 집단으로 알려져 있다. 야쿠자는 비합법적인 사업 즉, 매춘, 마약밀매, 도박, 사설마권 등의 지하경제 활동을 통해 돈을 벌거나 교통사고의 해결사 역할 등을 면서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현대의 야쿠자는 무기와 돈을 배경으로 정치와 경제에 개입하는 등 거대한 세력을 가진 폭력단으로 비대화 되었고 그 중에서도 야쿠자 폭력단의 대표 격인 야마구치구미(山口組), 이나가와카이(川會), 스미요시카이(住吉會) 등이 3대 폭력단으로 유명하며, 3대 폭력단을 포함해 일본 전국의 야쿠자의 구성원은 9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여기는 범인조(凡人組)” 역시 이와 같은 야쿠자 세계를 무대로 한 만화인데 얼핏 보기엔 평범한 중년 샐러리맨 같은 본노 헤이타로라는 야쿠자 조직 범인조(凡人組) 조장을 중심으로 재미있는 사건이 벌어지는 코믹 야쿠자 만화다. 범인(凡人)은 말 그대로 평범한 사람, 보통 사람을 뜻하며 그런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라는 뜻의 범인조(凡人組), 조직의 간판에 이 작품의 묘미이자 의미가 숨어있다. “보스의 두 얼굴”이라는 만화로 유명한 작가 니타 타츠오가 1987년 발표한 “여기는 범인조(凡人組)”는 70권이 넘는 대작 작가의 대표작 “보스의 두 얼굴”과 유사한 점이 매우 많은 작품이다. 출판년도가 어떤 작품이 정확히 먼저인지 확실치 않지만 1997년에 “보스의 두 얼굴” 1권이 한국어판으로 출판된 것으로 보아 아마도 “여기는 범인조(凡人組)”가 먼저 출판된 것으로 추측되며 그렇다면 “보스의 두 얼굴”의 모태가 되는 작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설정 자체가 매우 유사하다. 낮에는 여성 속옷 회사의 무능한 말단 사원으로 밤에는 일본 최대의 야쿠자 조직인 신선파의 보스로 살아가는 곤도의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그린 “보스의 두 얼굴”의 설정 자체가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며 평범한 중년 샐러리맨처럼 행동하다가도 인의(人義)를 져버리는 일이 발생하면 악귀와 같은 모습으로 변해 응징하는 본노의 모습은 영락없이 곤도의 중년버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