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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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철의 꽃 (칸노 아야 신선조 시리즈 2)

“또 하나의 오키타 소지, 너를 죽이기 위해 태어난 자다.” “북주 신선조”에서 홋카이도까지 밀려간 신선조의 마지막 항전을 비장감 넘치게 묘사한 칸노 아야의 두 번째 신선조 이야기 “동철의 꽃”은, 등장인물과 신선조라는 소재만 실제 역사에서 따왔을 뿐 완벽한 픽션...

2008-09-03 석재정
“또 하나의 오키타 소지, 너를 죽이기 위해 태어난 자다.” “북주 신선조”에서 홋카이도까지 밀려간 신선조의 마지막 항전을 비장감 넘치게 묘사한 칸노 아야의 두 번째 신선조 이야기 “동철의 꽃”은, 등장인물과 신선조라는 소재만 실제 역사에서 따왔을 뿐 완벽한 픽션(fiction)이다. “오랫동안 나는 기다렸어, 최고의 형태로 복수를 하기 위해, 그 녀석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질 때를…그리고 그 직전에 내가 히지카타를 죽이는 거야, 이 손으로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거야… 머지않았어..” “동철의 꽃”은 신선조라는 소재의 중심인물, 히지카타 토시조와 오키타 소우지의 이야기를 픽션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실제 역사에서는 오키타가 친 형처럼 따랐던 히지카타를 오키타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로 설정해 놓고, 의리와 인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오키타 소우지를 이중인격이 지배하는 불안정한 남자로 그리고 있다. 이러한 설정은 그간 신선조를 소재로 했던 작품에서는 보기 힘든 설정이어서 무척이나 새롭게 느껴진다 “이 나라를 위해, 백성들을 위해, 거창한 이유를 아무리 달아봤자, 피차 칼을 잡은 이상 하는 짓은 – 살인이다.” 일본 만화 중에서는 “신선조”를 소재로 삼은 작품이 엄청나게 많다. 작품으로 표현된 그들의 역사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부분 중의 하나라고 생각되는 시기가 바로 이 막부말기의 혼란기로부터 메이지 유신이 시작되기 직전의 시기다. 이 시기에는 각 번이 파벌을 이루어 도막파와 막부파로 나뉘어 빈번한 항쟁과 국지적인 전쟁까지 일어났었고, 밀려들어오는 외세와 국내의 혼란 속에서 수도 없이 많은 역사적인 위인들이 빛을 발하다 스러져간 시기이기 때문에, 작품을 만들어가는 창작자들에게 있어서는 보물창고 같은 느낌의 시기일 것이다. “나는 곤도씨가 햇빛이 비치는 길을 똑바로 당당히 걸어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해를 바라볼 때 생기는 그림자는 내가 맡는다. 누군가는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 내가 해야지.” 전국시대와 막부말기는 일본 역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전국 통일을 놓고 자웅을 겨루던 전국시대에 이어, 신선조라는 강경보수집단과 유신을 위해 초개처럼 목숨을 내버렸던 유신지사들의 피비린내 나는 이 항쟁의 시기는, 우리도 이름을 알만한 실제 인물들이, 만화, 소설,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끊임없이 재창조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