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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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기동수사대 토코 (TOKKO Devil's Awake)

“좀 더 살고 싶다면, 예, 그 여자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 눈을 보고서 겨우 알아챘습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어쩐지 우리들이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반항하지마”로 일본뿐 아니라 한국의 청소년 독자들까지 단...

2008-07-11 석재정
“좀 더 살고 싶다면, 예, 그 여자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 눈을 보고서 겨우 알아챘습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어쩐지 우리들이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반항하지마”로 일본뿐 아니라 한국의 청소년 독자들까지 단숨에 사로잡은 인기 작가 후지사와 토루의 “특수 기동수사대 토코”는 호러와 서스펜스, 액션에 드라마까지 아주 잘 버무린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수작이다. 작가 특유의 흥미로운 연출과 주변부에서 시작해 서서히 중심부로 옮겨가는 사건의 전개방식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재미와 긴장감을 동시에 주고 있으며 화려한 액션신 역시 독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다. 간혹 등장하는 코미디 요소부터 섬세한 배경처리까지 보고 있노라면, 이제 후지사와 토루는 정상의 반열에 오른 작가라는 것을 은연중에 느낄 수 있다. “1년 전, 경시청은 해마다 증가하는 테러와 무차별 살인 등의 흉악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특수 기동수사대, 통칭 특기대를 설립했다. 특히 최근에 일어나는 토막살인은 해마다 그 건수가 늘어나서 특기대의 중점 수사 대상이 되었다. 그 사건은 모두 다 토막이라기 보다는 마치 동물에게 물어뜯긴 듯한 흔적이 특징이다. 그렇다, 비슷하다, 내가 쫓고 있는 그 사건과, 5년 전 마치다에서 일어났던 그 사건의 수법과…” “특수기동수사대 토코”는 장르로 따지면 일종의 판타지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주인공들이 쫓고 있는 대상이 인간이 아닌 이세계(異世界)에서 온 존재들이며 그들은 인간을 잡아먹으며 서서히 진화해간다. 총도 폭탄도 통하지 않는 도검불침의 악마 같은 존재에 맞서 경시청은 “특수 기동수사대 2과 특수공안부” 통칭 ‘토코’를 설립하고 특별한 능력을 지닌 젊은이들을 모집, 이계에서 온 침입자들을 척살해나간다. “섞여 있어, 그 놈들이, 아마도 우리들과 같은 운명을 지닌 자…5번째 공생자(헌터)야.” 후지사와 토루의 가장 큰 장점은, 개성적인 캐릭터들을 다양하게 창조해내고 그들을 작품 안에 잘 버무려 ‘재미’라는 시너지를 일으키는데 있다. 전작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주었던 그만의 특별한 화학작용은 이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며 권을 거듭할수록 개성 있고 매력적인 주인공들은 늘어만 간다. 이것은 작품의 재미가 매 권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고 스토리도 한층 두꺼워진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권 수를 늘려갈수록 작품의 재미가 두툼해지는 작가는 사실 흔치 않다. 특히나 이 작품은 ‘서스펜스와 호러’라는 이질적인 장르까지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작품의 재미를 극한으로 치닫게 해주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왜 이런 재미있는 작품이 3권 이후로 나오지 않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