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 힙 제로 (ROSE HIP ZERO)
“뭐야…. 저 소녀는….?” “반항하지마”, “상남 2인조”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기 만화가 후지사와 토루의 본격 미소녀 액션물 “로즈 힙 로즈”는 연재 당시의 반향에 비해 너무 일찍 종결된 미완의 작품이다. 작가 본인도 그것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2008-07-09
석재정
“뭐야…. 저 소녀는….?” “반항하지마”, “상남 2인조”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기 만화가 후지사와 토루의 본격 미소녀 액션물 “로즈 힙 로즈”는 연재 당시의 반향에 비해 너무 일찍 종결된 미완의 작품이다. 작가 본인도 그것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아니면 못다한 이야기를 마저 다 하고 싶었는지 “로즈 힙 로즈”의 속편 격인 “로즈 힙 제로”를 다시 내놓았다. “영국에서 쫓고 있던 테러리스트 단체에게 여동생을 잃었다나 봐.” “로즈 힙 제로”는 사실 “로즈 힙 로즈”의 속편이라기 보단 원작에 더 가깝다. 이야기 자체가 “로즈 힙 제로”의 주인공인 여고생 아사쿠라 카스미가 어떻게 경시청 외사(外事)4과의 대테러 특수 요원이 되었는지 그 시작부터 자세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로즈 힙 제로”의 내용이 “로즈 힙 로즈”보다 시간적으로 앞서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여기서 카스미는 여고생이 아니라 14살의 여중생으로 설정되어있다. “부총감을 습격한 실행범의 사진일세, 손등을 잘 보게, 장미 문신이야, 놈들의 트레이드 마크지, 알아보겠나? 아무래도 이 경찰 테러는 놈들의 소행인 것 같아, 1년 전 영국에서 우리가 쫓아다녔고, 자네 동생의 목숨을 앗아간…그 일본인 용병집단, ALICE의 소행이야.” 로즈 시리즈의 가장 큰 테마는 어린 아이들로만 구성된 전문 테러집단 “ALICE”의 이야기다. 신체 어딘가에 장미 문신을 한, 외견상으로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로밖에 보이지 않는, 무서운 실력을 가진 테러집단 “ALICE”를 쫓는 경시청 외사 4과의 이야기인 것이다. “ALICE”의 아이들은 고아이거나 버려진 아이들로만 구성된 전문 테러집단이며 전투원 개개인의 특기가 폭파, 암살, 추적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어 국가적 규모의 대규모 테러가 가능한 무서운 집단이다. 이들의 목적이 무언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가운데 “ALICE”의 탈주자 출신인 아사쿠라 카스미가 “ALICE”에게 여동생을 잃은 경시청의 엘리트 키도와 파트너를 이루어 “ALICE”의 국가전복 음모를 저지한다는 것이 “로즈 힙 제로”의 개요다. “조금은 알겠지? 이 애가 안고 있는 어둠의 크기를….” 이 만화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후지사와 토루의 박진감 넘치는 연출과 재미있는 스토리다. 그의 대표작들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그의 만화는 일정 수준 보장된 퀄리티가 있으며 “로즈 힙 제로” 역시 상당히 높은 재미를 보장하고 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로즈 힙 로즈”에 이어 “로즈 힙 제로” 역시 ‘미완의 대기’ 같은 느낌으로 끝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