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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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사 히트맨 리본!

“내가 너희 집으로 죽을 힘을 다하게 해서 보낸 이유는, 네가 곧 완성될 비앙키의 독 초콜릿으로부터 우리의 목숨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만화산업의 상징과도 같은 잡지 “소년 점프”에서 인기리에 연재중인 만화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은 장래 마피아의 보스...

2008-07-04 유호연
“내가 너희 집으로 죽을 힘을 다하게 해서 보낸 이유는, 네가 곧 완성될 비앙키의 독 초콜릿으로부터 우리의 목숨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만화산업의 상징과도 같은 잡지 “소년 점프”에서 인기리에 연재중인 만화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은 장래 마피아의 보스가 되어야 할 소년 츠나를 교육시키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파견된 최고의 킬러 리본의 활약상을 그린, 다소 엉뚱하고 황당한 재미를 안겨주는 코미디 만화다. “이런 눈뭉치 정도는, 이 극한 스트레이트 앞에서는 마시멜로와 같다고!!” 일정한 스토리의 전개 없이 매 회마다 황당한 웃음을 안겨주어야 하는 주간잡지의 코미디만화는 캐릭터의 강력함에 작품의 대부분을 기댈 수밖에 없다. 각양각색의 특징을 가진 재미있는 캐릭터를 계속해서 만들어주어야만 만화의 재미가 이어지고 매회 새로움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류의 만화에선 ‘캐릭터의 컨셉’이 생명이다. 주인공인 츠나는 평상시에는 운동도 공부도 빵점인 소심한 소년이지만 리본의 특수탄을 맞으면 초샤이어인 모드로 변해 엄청난 일들을 해낸다. 츠나의 오른팔을 자처하는 하야토는 온 몸에 다이너마이트를 휘감고 다니는 폭탄 기술자이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낙천적인 소년 타케시는 열혈 야구 모드에 들어가면 아무도 말릴 수 없는 강인한 남자가 된다. 주인공 격인 세 사람 이외에도 황당무계한 캐릭터들은 매회 등장한다. 사실 주인공인 리본이 너무 황당한 모습과 설정으로 무장되어있기 때문에 더 이상 황당한 캐릭터가 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아기 킬러 람보, 독술사 비앙키, 만두권법의 달인 이핀, 열혈 마피아 보스 디노 등등 회를 거듭할수록 엄청난 캐릭터들이 속속들이 등장한다. 정말 작가의 상상력만큼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 모였는걸, 랭킹을 메기지 않고서는 못 견디겠어.” 극적인 전개를 좋아하시는 독자들은 별로 좋아할 만화는 아니지만, 같은 잡지의 코미디 만화 ‘은혼’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은, 놀랍게도 초판 발행부수 62만부에 누적부수 1000만부를 넘긴 엄청난 힛트작이다. 최고의 인기작인 ‘원피스’나 ‘나루토’, ‘블리치’ 등과는 부수에 있어 많은 차이를 보이지만 ‘은혼’, ‘디 그레이맨’, ‘아이실드 21’ 등과 비슷하게 어깨를 견주고 있는, 소년 점프의 ‘허리’에 해당하는 인기작인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작품도 ‘은혼’과 마찬가지로 남성 독자들보다는 여성독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점인데 귀여운 캐릭터나 평면적이고 참신한 소재 등이 인기의 원인인 것 같다. 코미디 만화의 강점은 ‘중독성’이다. 1권을 읽을 때만 해도 ‘왜 이런 만화가 인기가 있지?’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점점 캐릭터에 동화되면서 뒤 권을 찾게 되는 중독성이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