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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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티처 (KAMYUN TEACHER)

“괜찮아요, 그 반의 문제점은 이제 대강 보이니까, 두고 보십시오, 그런 불량학생도 금방 길들여 놓을 테니까, 그러기 위해 우리는 이 학교에 온 거니까요.” “상남2인조”, “반항하지마(GTO)”로 이미 학원액션 장르의 정상에 오른 작가 후지사와 토루가 또 다시 ...

2008-07-02 유호연
“괜찮아요, 그 반의 문제점은 이제 대강 보이니까, 두고 보십시오, 그런 불량학생도 금방 길들여 놓을 테니까, 그러기 위해 우리는 이 학교에 온 거니까요.” “상남2인조”, “반항하지마(GTO)”로 이미 학원액션 장르의 정상에 오른 작가 후지사와 토루가 또 다시 학원액션물을 들고 돌아왔다. 그 이름은 “가면 티처”, 제목 그대로 가면을 쓴 슈퍼 교사의 종횡무진 활약상을 그린 전형적인 ‘후지사와 표’ 학원 액션만화다. “지금부터 너희들에게 특별 보충수업을 실시하겠다, 모두 체육관에 집합해! 똑똑히 들어, 이건 생활태도 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안 보이는 너희들을 위한, 스페셜 보충수업이다, 따라서 너희들에게 거부권은 없다.” “가면 티처”의 설정은 지극히 단순하다. “도쿄의 깡패무덤”이라 불리는 교쿠란 고교에 어느 날 혈기왕성한 신입교사가 부임하고, 모든 것이 무질서해져 버린 엉망진창의 학교를 바로잡기 위해 홀연히 반기를 든다. 그러나 불량학생들의 반항과 위세도 만만치 않고 기존의 교사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갑자기 어디선가 ‘부담임’이라는 직함을 달고 가면을 쓴 남자 하나가 나타나 무시무시한 실력으로 반항아들을 ‘재교육’시키기 시작한다. “가져 와야죠, 파란을…. 잘 알았습니다, 이 학교의 문제는 학생들뿐이 아니라 교사에게도 있다는 것을, 냄새가 난다고 무조건 덮으면 속은 썩어 들어갈 뿐이죠! 썩은 것은 퇴비로 바꾸고 양분으로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이 학교에 빛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특촬물 ‘가면 라이더’의 영향을 받은듯한 이 작품은, 주인공 아라키 고타와 ‘가면 티처’ 쥬몬지 하야토가 동일인물이라는 것이 설정의 핵심이다. 좀 멍청해 보이는 아라키가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쥬몬지로 변신해 활약을 펼치는 내용이 만화의 주를 이루지만, 아라키와 쥬몬지가 동일인물이라는 것이 작품 초반부에 너무 쉽게 밝혀진다는 것이 좀 의외의 설정이었다. 아마도 이것은 작가의 어떤 의도가 있는 듯 한데, 천천히 뒤 권을 읽어나가다 보면 정체가 드러난 상황 자체가 흥미진진하고 재미가 있다. (이것 또한 작가의 능력이자 관록이다.) 사실 이런 류의 학원액션물에서 후지사와 토루를 능가할만한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전작인 “반항하지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듯이, 일종의 ‘하나의 흐름’처럼 보이는 그만의 독특한 연출과 캐릭터, 스토리가 있다. 그것은 독자입장에서 보면 ‘관습화된 재미’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자연스러운 ‘재미’의 흐름 속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요소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후지사와 토루의 학원 액션물이다. 단지 좀 걸리는 것은 ‘가면티처’의 아라키나 ‘반항하지마’의 영길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이 만화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설정은 달라도 어딘지 비슷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