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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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왕 곡신기 孔雀王 曲神紀 (살신사건)

“헉! 스사노오의 이빨을 노리는 중이라면….인간의 몸으로 이 나라의 모든 천신들을 적으로 돌리고…혈혈단신 신을 계속 죽이고 다닌다는 악마 같은 작자!” “그래, 내가 그 악마! 옛 내고야(內高野)의 퇴마사 공작이다!” 전설의 작품 “공작왕”의 속편, “퇴마성전”...

2008-06-02 석재정
“헉! 스사노오의 이빨을 노리는 중이라면….인간의 몸으로 이 나라의 모든 천신들을 적으로 돌리고…혈혈단신 신을 계속 죽이고 다닌다는 악마 같은 작자!” “그래, 내가 그 악마! 옛 내고야(內高野)의 퇴마사 공작이다!” 전설의 작품 “공작왕”의 속편, “퇴마성전”이 작가의 사정에 의해 연재가 중단되어 버린 지 13년 만에 “곡신기(曲神紀)” 라는 새 제목을 달고 다시 연재가 시작되었다. 아마도 삼십대 중반의 남자 독자들이라면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책 사이에 끼워서 보던 500원짜리 해적판 “공작왕”을 기억할 것이다. 다소 야하고, 이야기도 꽤 재미있었으며, 무엇보다도 그 당시에 “퇴마”를 소재로 한 판타지 만화가 매우 적었기에,처음 접했을 때 꽤나 신선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남자 고등학교의 수업시간을 주름잡았던 ‘3대 만화’가 “북두의 권”, “드래곤 볼”, “시티헌터” 등 이었고 시간이 조금 지나서 전설의 명작 “슬램덩크”가 나왔다.) 아무튼 너무도 오랜 세월이 지나서 기억도 가물가물 할 정도라, 서점에서 “공작왕”이라는 타이틀을 접했을 때 꽤나 반가웠지만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두고 꽤나 오랫동안 고민했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기억이 나지 않았고, 집안 어느 구석에 쌓여져 있을 “공작왕” 시리즈를 다시 꺼내서 찾아보기가 좀 귀찮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의 옛 추억에 기대어 두 권을 샀고(현재 대원에서 1, 2권까지 나와있다) 집에 와서 다시 읽어보니 그림체가 너무도 많이 변해서 좀 실망스러웠다. 설마 다른 작가가 리메이크 한 건가? 하는 생각에 큰 맘먹고 먼지 가득 쌓여있는 책장 구석에서 “공작왕”시리즈를 찾아서 다시 읽었다. 그리고 나서 “곡신기”를 읽으니 그제야 이해가 되고 전후 사정이 다 이어졌다. 처음에 내가 느낀 위화감은 단지 13년 만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일단 작가의 그림체는 “공작왕”, “공작왕 퇴마성전”을 거치면서 현재의 그림체로 변해갔다. 그리고 13년 세월의 중간에 “명계 수호자”나 “소류인” 등의 신작도 연재를 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또 하나 내용적인 면에서는, 다시 읽었을 때에서야 겨우 알아차렸는데 “퇴마성전” 자체가 작가의 사정에 의해 중간에 연재가 중단되었던 것이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13년의 세월을 갈무리하였다. “앞으로 내 눈으로 지켜볼 미래는, 나에게 있어 단 하나의 진실이야!” 1권 끝에 작가의 말이 실려있는데, 13년 만에 다시 이 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경위와 “곡신기”라는 새로운 타이틀의 테마, 그리고 편집부와의 여러 가지 상의를 거친 일들이 제법 상세하게 나와있다. 이 시리즈를 시작할 때 편집부의 요구는 “예전 퇴마성전을 안 읽어본 현재 독자들도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어 달라”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번 새 시리즈는 도입부부터 꽤나 새롭고 흥미진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작품의 도입부에는 “퇴마성전”의 마지막 권에서부터 2년이 흐른 후로 설정되어있으며 “스사노오의 이빨”도 10개중 5개를 모은 상태에서 시작하고 있다. 옛 추억을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