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로즈 힙 로즈 완전판 (ROSE HIP ROSE)

“도쿄 경시청, 이 흉악범죄가 판을 치는 대도시를 관할하는 경시청에 초흉악범죄만을 맡는 특수부대원이 있었다, 코드네임 ‘ROSE HIP’, 특수 플라스틱탄을 사용해 아무도 죽이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는 그런 그녀를 사람들은 ‘노 머더 엔젤(아무도 죽이지 않는 천사)’이라...

2008-05-30 김현수
“도쿄 경시청, 이 흉악범죄가 판을 치는 대도시를 관할하는 경시청에 초흉악범죄만을 맡는 특수부대원이 있었다, 코드네임 ‘ROSE HIP’, 특수 플라스틱탄을 사용해 아무도 죽이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는 그런 그녀를 사람들은 ‘노 머더 엔젤(아무도 죽이지 않는 천사)’이라고 불렀다.” SF의 선결조건은 ‘그럴 듯 함’이다. 아무리 먼 미래, 이름조차 생소한 외계를 작품의 배경으로 삼는다 해도 이야기 전체에 ‘어디서나 있을법한’, 그런 현실적 코드가 존재해야 그 작품은 독자에게 설득력을 지니게 된다. SF의 명작이라 불리는 ‘아키라’나 ‘공각기동대’를 봐도, 이야기 전체의 주제나 큰 틀이 ‘인간’이라는 경계를 넘어서지 않는다. 이러한 ‘그럴 듯 함’은 SF의 작품성을 높이는 아주 핵심적인 요소이고 이 ‘그럴 듯 함’이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그 작품은 ‘명작’의 반열에 가까워진다. “승자가 뭐지? 이기면 어떻게 되는데? 하고 싶은 것도 없는데…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게…. 그런 시시한 게 승자라면, 차라리 범죄자라도 되는 게…. 즐거운 인생 아닐까?” “로즈 힙 로즈”는 도쿄 경시청 직속으로 활동하는 대테러요원이 ‘여고생’이라는 매우 황당한 설정으로 시작된다. 그냥 듣기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정작 작품을 읽어보면 꽤나 재미있다. 무엇보다도 이야기 자체가 흥미진진하고, 에피소드 별로 구성이 아주 탄탄하며, 매 회 ‘그럴 듯 한’ 등장인물들이 등장해준다. 그래서 아무리 황당한 설정이라도 어느새 다음 권을 찾게 되는, ‘줄거리의 긴장감’이 계속 유지되는 꽤나 재미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알면 어쩔 건데? 알면 네가…구해줄 거야? 나를… 그냥 내버려 둬, 오랜만의 고교생활이니까, 잠깐 동안의 17세….그냥 그런 뜻이야.” “로즈 힙 로즈”의 작가는 “상남 2인조”, “반항하지마(GTO)”의 후지사와 토루다. 전작에서 보여지듯이 이 작가의 스토리 구성력은 아주 뛰어나다. 좀 비약하자면 ‘가장 실화다운 만화’를 그리는 것에 매우 근접해있는 재능 있는 작가라는 이야기다. 오토바이로 시속 300KM를 달려대며 싸움이라면 20대 1도 마다 않는 폭주족 고교생(상남 2인조), 그리고 그 폭주족이 어른이 되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명문 사립 중학교의 선생님이 된다(GTO), 는 후지사와 토루의 전작들은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그 시장성과 작품성을 만천하에 인정받았다. “현실에는 없을법한 인물을 리얼한 현실 세계로 던져놓는다. 그러면 이야기는 저절로 생겨나기 마련이다.” 라는 만화의 공식을 기가 막히게 재현하고 있는, 후지사와 토루의 “로즈 힙 제로”는 많은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작품의 컨셉도 ‘미소녀 파워액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