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특고 아이들
“이 곳은 강원도 산속에 위치한 초능력자를 위한 학교이지, 강원 특수고등학교의 입학을 축하한다. 안 오면 직접 찾아갈 거야, 그래, 이걸 보고 있는 바로 너!” “풀의 꽃”, “르브바하프 왕국 재건설기” 등으로 근래에 보기 힘든 “개그 신공”을 펼치고 있는 윙크의...
2008-05-28
석재정
“이 곳은 강원도 산속에 위치한 초능력자를 위한 학교이지, 강원 특수고등학교의 입학을 축하한다. 안 오면 직접 찾아갈 거야, 그래, 이걸 보고 있는 바로 너!” “풀의 꽃”, “르브바하프 왕국 재건설기” 등으로 근래에 보기 힘든 “개그 신공”을 펼치고 있는 윙크의 유망주 김민희가 새롭게 내놓은 “강특고 아이들”은 각자 특수한 능력 하나씩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만 다니는 강원도 산속의 특수고등학교를 무대로 한 개그 판타지다. “비겁하게 도망치겠다는 거냐!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누구에게나 거친 모습이 있는 거야, 물론 눈으로 보여지니 더 강력하겠지만 그렇다고 세나의 모든 것을….이 늙은 아비에게만 맡기고 도망치지 말아다오.” 사실 제일 만들기 어려운 장르가 “코미디”장르다. 일정한 흐름과 매번 톡톡 튀는 참신함을 양쪽 모두 갖춘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김민희는 이 두 가지 외에도 한 가지 더 확실한 무기를 갖춘 작가다. 그저 웃고 떠들며 아무 것도 남지 않는 의미 없는 코미디가 아니라, 인생의 비밀을 엿보는 듯한 뼈있는 잠언들을 이 유려한 코미디의 흐름 곳곳에 요소요소 박아 넣는 엄청난 센스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이 곳은 깊은 산 속… 전기, 수도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하여 인터넷은커녕 TV도 볼 수 없는 문화의 사각지대, 때문에 내가 산 아래 점례 마을에서 들리는 TV소리를 듣고 중계해주는 것으로 문화 생활을 꾸리고 있다.” “강특고 아이들”은 철저하게 ‘캐릭터’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근래에 보기 드문 개그 만화다. 전작인 “르브바하프 왕국 재건설기”에서도 그랬지만 김민희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창조하는데 있어 정말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신체의 일부 또는 전부를 동물로 바꿀 수 있는 세나, 먼 곳에서 들리는 TV소리도 정확하게 들을 수 있는 지문, 남들의 30배 이상 먹을 수 있는 체육 특기생(마라톤) 철웅, 어떤 사람이든 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변태 교장 장대근, 채찍 든 여왕님을 연상시키는 외모에 위치만 알면 어떤 물건이든 옮겨올 수 있는 무서운 교감 등등 그 존재만으로도 독자들을 뒤로 넘어가게 할 코믹 캐릭터들이 책장 가득 넘쳐난다. 그리고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조화”다. 아무리 캐릭터가 이채롭고 다양하더라도 하나의 커다란 흐름 속에서 잘 녹여져 있어야 이야기가 재미있어 지는 것이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강특고 아이들”의 다양한 캐릭터들은 매 상황마다 각자의 사정과 이유로 서로의 능력을 발휘하며 얽히고 설켜, 매우 유쾌하고 재미있는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마치 한국판 “개그 호그와트”를 보고 있는 듯한 “강특고 아이들”은 지루함에 빠져있는 독자들에게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