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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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그레이 맨 (네 곁에)

“저 악마에게도 누군가의 영혼이 내장돼 있어요. 그녀는 아마….이미 가죽만 남아버린 마르크 씨와 아주 인연이 깊었던 사람, 악마는 ‘기계’와 ‘영혼’과 ‘비극’을 재료로 만들어지거든요, 사람은 누구든 마음속에 어둠을 품고 있어요, 그 어둠이 비극에 의해 보다 깊어진 자...

2008-05-16 석재정
“저 악마에게도 누군가의 영혼이 내장돼 있어요. 그녀는 아마….이미 가죽만 남아버린 마르크 씨와 아주 인연이 깊었던 사람, 악마는 ‘기계’와 ‘영혼’과 ‘비극’을 재료로 만들어지거든요, 사람은 누구든 마음속에 어둠을 품고 있어요, 그 어둠이 비극에 의해 보다 깊어진 자 앞에 ‘제조자’가 나타나 악마를 탄생시키죠.” 기괴한 왼 팔에 십자가 문양이 새겨진 소년 알렌, 그는 악마퇴치 전문 성직자 ‘엑소시스트’다. 알렌이 쫓는 악마란 추상적인 저주나 악령이 아니다. ‘천년백작’이라 불리는 제조자가 인류를 타깃으로 만들어 낸 악성병기 ‘AKMA’, 평소 땐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어 인간과 거의 구분이 안 가지만 그 실체는 인간의 시체를 뒤집어 쓰고 이 세상에 침투한 악마로 스스로의 진화의지를 가진 생물병기다. “어때요? 추잡하죠? 이건 인간의 마음이 불러일으킨 죄의 결정체예요, 당신은 악마를 내가 만드는 단순한 병기 정도로 생각하나 본데…악마란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거랍니다.” 거대한 대포 같은 모양을 한 ‘AKMA’는 온 몸이 모두 바이러스 탄환을 쏘게 만들어진 생물병기다. ‘AKMA’가 쏘아대는 악마의 탄환에는 인체를 파괴하는 바이러스가 들어 있어 거기에 맞으면 인체가 바이러스에 침식당해 검은 오망성이 온 몸을 뒤덮고 결국 산산이 파괴된다. “디 그레이맨”의 주인공 알렌 워커는 자신을 키워 준 양아버지가 죽자 천년백작의 꼬임에 빠져 양아버지를 ‘AKMA’로 만든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 기괴한 팔을 갖고 태어난 탓에 버림받은 자신을 거두고 키워준 양아버지가 죽자 깊은 상심에 빠져있던 알렌은 천년백작의 꼬임에 빠져 양아버지를 악마로 만들어 버리고, ‘AKMA’로 다시 태어난 양아버지 마나 워커의 저주에 의해 검은 오망성이 새겨진 왼쪽 눈을 갖게 된다. 왼 팔엔 선천적으로 악마 대적 병기를 갖고 태어나고 왼쪽 눈은 악마의 영혼이 보이는 저주를 받은 남자 알렌 워커, 그가 “디 그레이맨”의 주인공인 악마 퇴치 전문 성직자 ‘엑소시스트’다. 노아의 대홍수 때 전 세계로 흩어져 버린 109개의 악마 대적 무기, ‘신의 결정체’라 불리는 불가사의 한 힘을 가진 물질 ‘이노센스’를 가공해 만들어진 이 무기들은 한 개당 하나의 ‘사도’를 선택하는 데 그들을 ‘적합자’라 부른다. 이 ‘적합자’들은 ‘이노센스’와 동조해 악마 대적무기를 발동하게 되며 이들이 바로 ‘엑소시스트’다. 알렌처럼 선천적으로 이노센스와 육체가 결합되어 태어나는 엑소시스트들을 ‘기생형 적합자’라 부르며 그들은 매우 희귀한 존재다. ‘큐브’의 전설에 따라 ‘암흑의 사흘’이 재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바티칸이 세운 “검은 교단”은 이런 엑소시스트들의 총본부이며 그들의 목적은 세계 각지로 흩어진 109개의 이노센스를 찾아 내는 것이다. 무척이나 흥미로운 설정과 탄탄한 스토리, 감각적인 그림체의 “디 그레이맨”은 판타지 만화의 결정체같이 반짝거리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