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 - MANA (신(神)들린 시온의 퇴마 일기)
개성이 톡톡 튀는 작가 이빈이 자신의 두 번째 퇴마물 「마나 - MANA」로 돌아왔다. 「마나 - MANA」란 초자연, 초현실의 우주 에너지, 이해할 수 없는 힘의 관념을 가리키는 말로서 타의에 의해 신이 내려버린 주인공, 시온이 주변의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 내 나아가...
2008-05-13
안성환
개성이 톡톡 튀는 작가 이빈이 자신의 두 번째 퇴마물 「마나 - MANA」로 돌아왔다. 「마나 - MANA」란 초자연, 초현실의 우주 에너지, 이해할 수 없는 힘의 관념을 가리키는 말로서 타의에 의해 신이 내려버린 주인공, 시온이 주변의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 내 나아가는 이야기를 기본 뼈대로 한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도(道)를 믿으십니까”에 걸려서 얼떨결에 돈까지 내고 제사를 지내고 온 주인공 시온. 하지만 시온이 맺는 것은 귀신, 미로와의 계약이었다. 결국 미로와의 동거 동락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퇴마사가 된다는 내용은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불수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주인공이 설정을 만들었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다가온다. 또한 시온이 해결하는 우렁각시 사건 같은 것들도 늘상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퇴마라는 키워드로 엮어서 우리에게 보여준다. 일본번역만화의 홍수 속에서도 퇴마물은 어느덧 익숙한 장르가 되어 버렸었다. 하지만 우리네 귀신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일본식의 퇴마물에 익숙해져 버린 것이 사실. 이에 작가는 조왕신, 성주신, 삼신, 대문간신, 측신, 철룡신, 터주신, 업신 등 한국 전통의 집안의 가신(家神)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래서일까? 색다른 맛은 여타 일본번역물에 비해 조금 부족하지만 어릴 적 할머니로부터 듣던 이야기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물론 요 근래 「분녀네 선물가게」라든가 「도깨비 신부」와 같이 한국 토속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퇴마물들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일본풍 퇴마물에 영향을 받은 무국적의 퇴마물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을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함께 어우러져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작가의 공력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 작품이라고 하겠다. 아직 3권까지 밖에 나오지 않은 이 작품은 많은 비밀들을 가지고 있다. 에피소드 별로 전개되어서 아직 많은 이야기를 진행하지 못했지만 시온의 전생이라든가, 시온의 몸주가 된 미로의 비밀, 그리고 시온의 주변에 맴돌면서 미스터리한 무속에 대한 지식을 전달해주는 교수의 존재 등 이야기는 아직 풀어야 할 비밀들이 가득하다. 오랜만에 활기에 찬 이빈 작가의 펜선을 보는 것도 즐거웠고, 작가 특유의 락(rock)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주인공들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 여세를 몰아 정말 한국의 대표적인 퇴마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부분 일본 번역 퇴마물들이 20권에 가까운 긴 호흡을 가지고 조금씩 주인공의 비밀을 풀어가는 반면 한국형 퇴마물들은 늘 조급하게 끝을 맺어 아쉬움을 가졌으니 말이다. 앞에서 언급한 두 작품과 함께 한국형 대표 퇴마물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