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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국지 (列國志)

열국지(列國志) : 중국의 주(周)나라가 서쪽 오랑캐에 쫓겨 도읍을 현재의 시안(西安) 부근에 있던 호경(鎬京)에서 동쪽의 낙양(洛陽)으로 옮겨 동주(東周)라 칭하는 BC 770년부터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는 BC 221년까지 춘추전국시대 550년간의 중국역사를 소재로...

2008-05-07 유호연
열국지(列國志) : 중국의 주(周)나라가 서쪽 오랑캐에 쫓겨 도읍을 현재의 시안(西安) 부근에 있던 호경(鎬京)에서 동쪽의 낙양(洛陽)으로 옮겨 동주(東周)라 칭하는 BC 770년부터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는 BC 221년까지 춘추전국시대 550년간의 중국역사를 소재로 삼은 대하실록소설이다. 명나라 말기의 문장가 풍몽룡(馮夢龍)이 민간에 전해져 오던 판본을 개작해 현재의 형태로 완성했다. <열국지>에는 강태공을 비롯 공자 •맹자 •한비자 •오자서 •손자,관중과 포숙아, 여불위와 진시황 등 난세를 헤쳐간 수많은 영웅이 등장하고 1백여 편의 일화, 2백여 개의 고사성어가 녹아 있다. 국내에서는 한학자 김구용이 옮긴 ‘동주 열국지’와 소설가 유재주의 ‘평설 열국지’ 두 종이 널리 알려져 있다.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발췌) ‘일간스포츠’에 1981년 7월 16일부터 1983년 12월 31일까지 총 684회가 연재된 고우영의 “열국지”는 신문 연재 당시의 원본 그대로 복원하기로 한 복원판(자음과 모음)이 출간되기 직전, ‘저자의 말’을 끝내 넘겨주지 못하고 2005년 4월 25일 12시 30분, 지병으로 고우영 선생이 별세하며 결국 고인의 유고작으로 남게 되었다. 한국 만화계에서 “고우영”이라는 이름은 영원히 기억되어야 할 ‘기념비’적인 이름이며 살아생전에 고인이 만화계에 끼친 영향과 수많은 업적들은 세대를 초월하여 앞으로도 사랑 받을 그가 남긴 ‘명작’들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임꺽정’을 일간스포츠에 연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신문이라는 생소한 매체에 한국형 극화 만화의 새 장을 열었던 고인의 작품세계는 ‘만화는 어린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세간의 선입견을 과감히 혁파하며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고급스러운 문화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주로 중국의 유명한 고전들을 그만의 독특한 해석법으로 새롭게 창조해낸 그의 작품들은 “역사의 서민적 해석”이라는 다소 거창한 말로 추켜세운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한국 만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들이다. “나는 펜이고 펜이 곧 나다. 역사의 갈피 속에 숨겨진 감정을 찾아내어 이야기를 살아있게 만드는 것, 나의 펜과 내가 지금껏 풀고 있는 숙제이다.” 자음과 모음에서 박스세트(전 6권)로 복원한 저자의 유고작 “열국지” 박스뒷면에는 작가로서 한 생을 살다간 어느 남자의 치열함이 묻어나는 ‘삶의 신념’이 기록되어있다. 고인의 ‘신념’ 밑에 각 신문사에서 고인에 대한 추도의 말을 무척이나 간명하고 세심하게 올려 놓았는데, 책의 내용도 물론 좋지만 고우영 선생의 업적과 지나온 삶이 마치 하나의 박스 안에 담겨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무척이나 보기가 좋다. 박스 뒷면의 소개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그의 치열했던 생과 많은 업적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복원판 “열국지”에는 저자의 말이 빠져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