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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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킹 (GANG KING)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밤…. 난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 날 살려준 남자의 등에서…히어로의 증거를 보았다.” “비바블루스”, “상남 2인조”, “크로우즈” 등의 계보로 이어지는, 반항아들을 주인공으로 한 학원폭력물은 시대와 인물을 초월해 언...

2008-04-28 석재정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밤…. 난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 날 살려준 남자의 등에서…히어로의 증거를 보았다.” “비바블루스”, “상남 2인조”, “크로우즈” 등의 계보로 이어지는, 반항아들을 주인공으로 한 학원폭력물은 시대와 인물을 초월해 언제나 고정 독자층을 만들어 내는, 꽤나 인기 있는 장르라 할 수 있다. 이런 장르를 읽는 독자층들은 대부분이 그런 이야기에 가장 관심이 많은 10대 남자아이들이겠지만, 10대 남자들의 취향을 너무 단순하게 분석하거나 너무 허황된 주인공을 내세우면 그 만화는 실패하고 마는 것이 이 장르의 재미있는 점이기도 하다. 위에 예를 든 이 장르 힛트작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주인공이나 주변인물들이 단순히 싸움을 좋아하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악행을 일삼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뚜렷한 목표와 원대한 꿈이 있고 동료들과의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으며 자신의 철학과 맞지 않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강한 신념이 있다. (여자들 앞에서는 어리버리한 쑥맥이 되고 하나같이 이성에게 인기가 없다는 것도 재미있는 공통점이다) 이런 공통점들에서 유추할 수 있는, 이 장르를 선호하는 독자들의 기호는 곧 이 장르의 성공법칙이기도 한데, 그것은 세 가지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꿈”, “동료”, “신념”, 이 세 가지를 잘 믹스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개성적인 라이벌이나 동료들을 다채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이 장르의 성공법칙이다. “내 이름은 지미, 16세, 난 학교에서 원포인트 3천엔(파격세일)에 타투를 새겨주고 있다. 미국에 가기 위해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그 때의 히어로는 ‘카츠신’이라는 이름의 솜씨가 뛰어난 타투이스트 였다는데 지금은 미국에 은거 중이란다. 난 그 사람의 제자가 되고 싶다. 언제부턴가 내 안의 히어로는 꿈이 되었다…그렇다, 난…세계 제일의 ‘타투이스트’가 될 것이다!” “갱킹”의 주인공은 중학교 때 자기 손으로 직접 온 몸에 문신을 새긴 전설적인 불량아 지미다. 지미가 다니는 장미고등학교 공업과는 불량배들 사이에서는 소수정예의 실력자들만이 모인다는 매우 잘 나가는 곳으로, 지미는 같은 학년 친구들이 믿고 따르는 ‘1학년 짱’이다. 필연적으로 이 만화는 지미를 중심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데, 작가의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느껴지는 것은 지미의 동료들을 하나하나 아주 매력적으로 잘 만들어 낸다는 점 때문이다. 가장 오래된 파트너 반코, 싸움은 잘 못해도 ‘깡’ 하나는 최고인 사이코, 낮에는 모범생, 밤에는 폭주족 총장인 캔디, 위험도 No.1 좀비, 격투기 선수가 꿈인 머슬 등등 지루할 틈이 없는 개성 있고 매력적인 인물들이 매 회마다 등장한다. 지미 최고의 라이벌인 ‘갱킹’이 되겠다는 꿈을 가진 ‘저스티스’의 리더 핀코와의 이야기가 만화의 큰 줄거리라면, 만화의 대부분은 매력적인 동료들과 하루하루를 재미있고 열심히 살아가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지미의 소소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이런 류의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께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