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라인즈 (FIGHTING SPIRIT IN THE BATTLE FIELD - 돌고 도는 운명)
“맨 처음 혈족의 힘에 대해 알고 나면 다들 처음엔 그런 꿈을 꾸게 되지, 하지만 곧 깨닫게 돼, 혈족이란 타인의 피를 빼앗아 죽여야만 비로소 혈족이란 걸…” 우리에게 친숙한 12간지(十二干支)의 짐승들을 소재로 한 판타지 액션 만화가 나왔다. 만화의 제목은 “블...
2008-02-27
석재정
“맨 처음 혈족의 힘에 대해 알고 나면 다들 처음엔 그런 꿈을 꾸게 되지, 하지만 곧 깨닫게 돼, 혈족이란 타인의 피를 빼앗아 죽여야만 비로소 혈족이란 걸…” 우리에게 친숙한 12간지(十二干支)의 짐승들을 소재로 한 판타지 액션 만화가 나왔다. 만화의 제목은 “블러드 라인즈”, 한국어로 하면 ‘혈족(血族)’인데 이 만화에서 ‘혈족’이란 12종류의 짐승의 이름을 가진 자들을 뜻한다. “우선 우린 인간처럼 총에 맞거나 칼에 베인 정도론 안 죽어, 이 몸 속의 피가 전부 치유해 버리걸랑, 한마디로 불사신 종족인 셈이지, 그리고 혈족은 다른 혈족의 피를 먹음으로써 강해진다. 1명 먹으면 1명 분량만큼, 2명 먹으면 또 그만큼 피가 진해져서 자신의 힘도 증대되는 거야, 이 세상에 존재하는 흡혈귀 전설이나 불로불사 전설은 죄다 혈족이 기원이란 설이 있을 정도니까” 판타지 장르의 핵심은 기본이 되는 설정과 세계관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블러드 라인즈”는 일단 합격이다. 이야기의 뼈대가 되는 ‘혈족’이란 설정은 인류의 역사 속에 아주 오랫동안 구전되어온 ‘불사신 전설’을 바닥에 깔고 창작해냈기 때문이다. 이 만화의 핵심 설정인 “혈족”은 보통 때는 인간들 속에 섞여 살고 외관은 인간들과 똑같기 때문에 보통 인간들은 그들의 존재를 절대로 눈치챌 수 없다. 그러나 이들 “혈족”들은 본능적으로 투쟁심이 강하며 상대 혈족의 피를 원하는 형질이다. 이 기본 설정 위에 작가가 쌓아놓은 두 번째의 설정이 바로 ‘12간지’다. 혈족의 종류를 12가지의 짐승으로 다채롭게 나누어 놓은 것인데 바로 이것이 이야기를 풍요롭게 만드는 구조로 작용한다. 각 혈족은 혈족 별로 고유한 능력이 있으며 그 고유능력에 따라 각자의 분야를 정하고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가령 ‘토끼’는 ‘토끼의 귀’라는 발달된 청각능력을 가지고 있어 정보수집에 강하며 평상시엔 이 능력을 살려 매스컴 관계 계통의 일을 하고 있다. ‘닭’은 군대, ‘양’은 정치, ‘개’는 경찰, ‘원숭이’는 교육 등에 종사한다는 설정이다. 또한 이들 혈족들은 전쟁이 벌어진 후로 세 개의 파벌로 나뉘어 현재 전투 중이며 그 중 가장 포악한 ‘뱀’은 때에 따라 조건에 따라 그 어느 쪽이든 선택하기 때문에 가장 조심해야 할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작가가 안배해놓은 마지막 설정, 그것은 12간지 중에 유일한 환상의 동물, 바로 ‘용’이다. ‘용’의 혈족은 아주 희귀하며 그 수가 2명밖에 없다. ‘용’의 혈족은 모든 혈족을 아우르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능력의 실체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 세 가지의 설정 위에(혈족, 12간지, ‘용’의 능력) 아주 적절한 스토리와 액션을 조합하여 독자들을 빠져들게 하는 만화가 ‘블러드 라인즈’인 것이다. 1, 2권의 이야기는 작품에 있어서 도입부와 같은 것으로 1000명의 혈족을 잡아먹은 최강의 킬러 ‘뱀’과 그와 얽힌 ‘용’의 여인에 대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도입부의 탄탄함만으로도 독자들은 이 장대한 판타지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