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소울 (MONSTER SOUL)
“그렇다면 나도 지금부터 너희들을, 사냥하겠다!!! 하지만 명심해 둬, 그건 너희가 인간이기 때문이 아니야, 내 친구를 다치게 했기 때문이다!!” “레이브”, “페어리테일” 등의 작품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판타지 세계를 개척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가 마...
2008-02-22
유호연
“그렇다면 나도 지금부터 너희들을, 사냥하겠다!!! 하지만 명심해 둬, 그건 너희가 인간이기 때문이 아니야, 내 친구를 다치게 했기 때문이다!!” “레이브”, “페어리테일” 등의 작품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판타지 세계를 개척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가 마시마 히로의 중편집 “몬스터 소울”이 출간되었다. 달랑 두 권뿐인 시리즈라서 작가의 팬들에게는 좀 아쉽겠지만, 이런 짧은 작품은 작품대로 나름의 매력이 있도록 배려한 점이 역시 요즘 인기 있는 작가는 다르구나 하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영리한 재능을 맛볼 수 있다. “이게 아키의 진짜 모습이지, 너희는 명색이 밀렵꾼 주제에 그런 것도 몰랐냐? 영혼의 모습을 가진 자, S형 마물에 대해, 아키의 종족은 디어울프(魔狼)야.” 작품의 설정은 아주 간단하다. 머나먼 옛날 인간과 마물 사이에 일어났던 전쟁에서 대 활약했던 마물군 유격부대 “어둠의 날개” 멤버 5명의 활약상을 그린 일종의 판타지 액션물로 작가의 재능인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 능력이 빛을 발하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아키는 평상시엔 힘도 없어 보이는 다혈질 덜렁이 꼬마처럼 보이지만, 일단 분노하면 무시무시한 인간형 늑대로 변해 마권(魔拳)을 마구 날려대는 엄청난 몬스터, 즉 S형 마물이다. 이 작품의 특징은 인간이 주인공이 아니라 몬스터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인데, 주인공인 아키 이외에도 모래를 이용한 마법을 쓰는 골렘족의 일원인 인디언 아가씨 몬스터 투란, 온몸에 칭칭 감긴 붕대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적을 제압하는 몬스터 처녀 마미, 몸 속에 수십 종의 대(對)마물 병기가 장착된 인공괴물 제임스 등 속칭 ‘어둠의 날개’ 멤버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몬스터가 주인공인 만화’인 것이다. “피로써 지어진 세상은 피로써 종말을 고하지, 똑같은 일의 반복일 뿐이야… 진정한 혁명은 인간이니 마물이니 그런 거 신경 쓰지 않고 모두가 웃으며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 이 만화를 통해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려 하는 메시지는 단 하나다. 종족을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감정만 있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거라는 것, 누가 소년만화 아니랄까봐 아주 대놓고 낯부끄러운 대사를 날리는 주인공들이지만 그래도 모든 것이 용서가 되는 것은 이 작품이 꽤나 재미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누군가가 ‘만화의 눈높이’를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 이야기에 딱 들어맞는 만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야기의 핵심은 이런 것이었다. “어른이 봐서 재미없는 만화가 아이들이 보면 재미있을 수도 있다, 그러면 그 만화는 유치한 것인가?” 아니다, 만화는 세대별로 소중한 추억이 깃들 수 있어야 좋은 만화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