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닥터 카이 쿄오스케 (PSYCHO DOCTOR KAI KYOSUKE)
“날 믿고 모든 것을 허락해 주겠습니까? 당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해줘요.” 어느 신문기사에서 현대인은 모두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 엄습하는 불안감, 인간관계에서 오는 소외감과 고독 등등 모든 것이 넘쳐나는 풍족한 자...
2007-12-31
유호연
“날 믿고 모든 것을 허락해 주겠습니까? 당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해줘요.” 어느 신문기사에서 현대인은 모두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 엄습하는 불안감, 인간관계에서 오는 소외감과 고독 등등 모든 것이 넘쳐나는 풍족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육체는 살쪄가지만 정신은 피폐해지는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였다. “진단 결과를 말하죠. 유이씨… 당신의 연인 기노모토 다쿠야는 구라치 마모루 속에 살고 있는 ‘다른 인격’입니다. 구라치 마모루는 ‘다중인격장해’를 앓고 있어요.” 요즘 들어 언론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흉악범죄가 급증하고 있는데, 여성만 골라 죽인 엽기적인 연쇄 살인범이라거나 얼마 전 일어났던 총기 탈취범 사건에서 피의자들의 공통점은 심한 우울증 증세를 앓고 있었으며 반 사회적인 사이코패스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즉 그들의 정신은 병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병은 중대한 심적 타격, 혹은 가혹한 인간관계를 계기로 발병한다고 해요,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질 것 같은 혹독한 상태에서 벗어나 본래의 자신을 사수하기 위해 전혀 다른 인격을 만들어 내는 거죠.” 여기에 소개하는 만화 “사이코닥터 카이 쿄오스케”는 카운슬러이자 심리학자인 쿄오스케의 임상 카르테를 통해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각종 ‘마음의 병’의 사례를 드라마를 보여주듯 엮어내는 일종의 사이코 드라마 같은 만화라 할 수 있다. 우리에겐 “신의 물방울”로 잘 알려진 작가 아기 타다시(글)와 오키모토 슈(그림) 콤비의 작품이며 작품의 전반적인 밸런스가 잘 맞는 수작이다. “마음의 미궁에서 빠져 나오려면, 당신 손으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야 합니다.” 아기 타다시와 오키모토 슈 콤비의 작품은 다른 무엇보다도, 만화를 구성하고 있는 전문지식에 대한 해박함이 강점이다. “신의 물방울”에서도 와인에 대한 전문가 이상의 지식과 감정에 관한 탄탄한 베이스를 보여주었던 이 콤비는, 본 작품에서도 심리학과 카운슬링 치료에 관한 다양한 전문지식과 임상 사례를 펼쳐 보이며 자연스럽게 만화로 구성해 놓았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요즘 무언가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해지는 증상을 겪고 있다면 한번쯤 읽어 보길 권하고 싶은,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만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