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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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 미사키 (다정한 남자)

“내 이름은 마이클 제임스! 오늘부터 내가 마루멘의 사장이다! 취임사 대신 한 마디만 하겠다. 난 ‘불필요한 것’을 싫어한다! 불필요한 회의! 불필요한 서류! 불필요한 업무! 그리고 불필요한 사원!! 난 이 모든 것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왠지 일본기업들은 대부분 이런 ...

2007-12-18 이지민
“내 이름은 마이클 제임스! 오늘부터 내가 마루멘의 사장이다! 취임사 대신 한 마디만 하겠다. 난 ‘불필요한 것’을 싫어한다! 불필요한 회의! 불필요한 서류! 불필요한 업무! 그리고 불필요한 사원!! 난 이 모든 것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왠지 일본기업들은 대부분 이런 불필요한 것들을 좋아하지만 말야, 제군들! 이제는 이 곳을 일본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여기는 오늘부터 미국이다. 이 회사는 오늘부터 경쟁과 성과만이 전부다! 명심하도록!” “행복한 시간”, “돈이 울고 있다”, “100억의 사나이” 등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쿠니모토 야스유키의 신작 “기업사냥꾼 미사키”가 출간되었다. 쿠니모토 야스유키는 가장 성인만화다운 성인만화를 그리는 작가 중 하나로 그의 작품에서는 어느 소재를 막론하고 노골적인 성애묘사가 등장하곤 하는데 포르노를 보는 듯한 천박함이 아니고 단단한 스토리가 밑바탕이 된 감정이입이 원활한 성애묘사다.(“시마 과장”의 성애묘사보다 수위가 한층 높지만 등장인물들간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아주 탁월하다) 그래서 항상 ‘19금’ 딱지가 붙지만 이런 류의 만화를 즐겨 하는 사람이라면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탄탄한 스토리와 썩 괜찮은 그림체에 보는 재미까지 있는 만화를 눈치안보고 볼 수 있는 것도 성인의 특권이니까^^ “그러고도 뻔뻔스럽게 앞으로 힘내라는 소리가 나와?!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달려있는 회사를 물건처럼 샀다 팔았다 하다니, 그게 정상적인 인간이 할 짓이야?” “기업사냥꾼 미사키”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계 투자회사에게 인수 당해 하루 아침에 적대적 M&A로 회사 업무가 뒤바뀐 일본계 상사에 근무하는 샐러리맨의 이야기다.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인 미사키가 적대적 M&A를 주 업무로 하더라도 그 방식만큼은 ‘미국식’이 아닌 ‘일본식’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인데,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충돌에서 오는 여러 가지 차이점들을 작품의 소재로 활용해 작가의 관록으로 재미있고 신랄하게 표현해 놓은 것이 아주 탁월하다. “회사를 팔고 사고,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끌어들이는 정말 가혹한 일 아닌가, 어쩌면 그런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 자네 같은 사람이 필요할지도 모르지.” 이 작품의 재미는 기업인수업무에 관해서는 초보에 가까운 주인공 미사키가 한걸음씩 일을 익혀 가며 직속상사인 노가와 부장이 던져주는 어려운 미션을 하나씩 클리어 해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다. 아무리 미국계 기업이 실적을 우선시 하고 결과만이 전부라고 말을 해도 미사 키는 결코 전체를 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 회사 와는 다른 해결책을 내놓는 미사키를 보는 것이 이 작품의 묘미라 하겠다. 일과 함께 딸려 나오는 미사키의 로맨스는 독자들을 위한 덤이자 작가의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