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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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리

[메이드(maid)] 1 하녀, 가정부 2 《문어》 소녀, 아가씨 3 [old maid] (혼기가 지난) 노처녀(spinster) 《old miss는 틀린 영어》 4 《고어》 미혼 여자, 처녀 전 세계에서 오직 일본에만 있다는 애니메이션•만화...

2007-12-05 석재정
[메이드(maid)] 1 하녀, 가정부 2 《문어》 소녀, 아가씨 3 [old maid] (혼기가 지난) 노처녀(spinster) 《old miss는 틀린 영어》 4 《고어》 미혼 여자, 처녀 전 세계에서 오직 일본에만 있다는 애니메이션•만화 장르 “메이드 물”(일본식 표현으로는 ‘메이드 계’라고 한다)은 일반적인 명칭이라 하기엔 거북스러운 면이 좀 있고 주로 오타쿠식 용어이거나 이 장르를 애호하는 이들의 성향 탓에 음지의 장르라 불리우기도 한다. 이 장르는 제복 같은 치마 위에 앞치마를 두르고, 계약기간 동안 자신의 주인을 섬기며, 집안의 잡일이나 주인의 식사, 집안청소, 정원관리 등등 주인을 위해서 일을 하는 하녀들이 등장하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지칭하는 것이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등장하는 하녀들이 ‘일본 만화 풍의 전형적인 미소녀’라는 것이다. 이 장르를 즐겨 본다고 말하면 왠지 변태스런 느낌이 종종 들곤 하는 것은 아마도 이 장르가 가장 활발히 상업화 되는 계통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AV(adult-video : 일본식 포르노)산업이나 로리타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계통으로 상품화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장르가 “일본풍”으로 치부되는 이유도 ‘귀여운 하녀에 대한 성적환상’ 같은 표현이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쉽게,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오히려 메이드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반대로 위와 같은 물건이 별로 없다) 즉, 우리가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의 남성지향 작품에서 보는 것은 어디까지나 일본의 소비층이 지니고 있는 성적 판타지에 가까운 것이 대부분으로 ‘직업’으로써의 메이드라는 역사를 지닌 유럽과는 달리 ‘성적 대상’으로써의 메이드라는 측면은 일본에서 생긴 일종의 상품장르라고 볼 수 있으며 ‘메이드 물’에 일본적인 정서가 담겨있다는 주장은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꽤나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메이드 물’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과감히 깨고, 전통적인 순정만화의 기법으로 주인과 메이드 간의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를 아름답게 풀어낸 만화가 등장했으니 이것이 바로 모리 카오루의 “엠마”다. 산업혁명에 다른 변화와 개혁의 시대, 전통적 가치가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가 준동하는 19세기 말의 영국, 그 로맨틱한 시대를 배경으로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에 올인하는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애절하게 지면에 펼쳐낸 이 작품은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소개하는 “셜리”는 “엠마”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라고 작가가 후기에 밝히고 있는데, 장편이 아닌 세 명의 메이드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중편 1개와 단편2개가 엮어진 책이다. 그 중에서 특히 “셜리”에 관한 에피소드들이 아주 괜찮은데 이런 장르를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엠마”의 팬이라면 한번쯤 권해도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