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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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본격 사기꾼 미스터리 훅 (초본격 사기꾼 미스터리 HOOK)

“돈, SEX, 지위, 명성, 보석... 사람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살고 있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다. 마치 바닥없는 늪처럼, 그리고 사기꾼은 그 바닥없는 늪의 파수꾼과 같다. 늪 바깥에서 엿보는 인간의 등을 밀고, 발을 디딘 인간을 깊은 어둠으로 끌어넣는다...

2007-10-04 석재정
“돈, SEX, 지위, 명성, 보석... 사람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살고 있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다. 마치 바닥없는 늪처럼, 그리고 사기꾼은 그 바닥없는 늪의 파수꾼과 같다. 늪 바깥에서 엿보는 인간의 등을 밀고, 발을 디딘 인간을 깊은 어둠으로 끌어넣는다. 그러나 그 파수꾼 자신은 바닥없는 늪을 엿봐서는 안 된다. 그것을 깨달았을 땐 이미 늦었다. 사랑하는 여자와 가정을 이루고 평범한 행복을 손에 넣고 살고 싶다. 그런 내 욕망이 판단을 흐리게 했다. 난 실수를 저질렀다. 속이려다 오히려 속아버렸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었다. 돈도 연인도 행복도 그리고 내 자신의 존재조차도...., 막다른 곳에 몰린 난 사고로 위장하고, 내 자신을 죽였다. 희대의 천재 사기꾼 다이몬지 유사쿠를....” 사기 : 타인을 기망(欺罔)하여 착오(錯誤)에 빠지게 하는 위법한 행위. 즉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하려는 고의(故意)가 있고, 이로 인하여 타인이 착오에 빠졌을 때에 사기가 성립함. (출처: 엠파스 백과사전) 악당이나 탐욕스러운 부자들을 속여 그 돈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의로운 사기꾼, 또는 복수를 위해 무언가의 음모를 준비하는 사기꾼의 소재는 영화나 소설, 만화, 등 분야를 막론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인기 있는 소재로 계속해서 다루어져 왔다. 가장 근간에 성공한 것으로는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등 헐리우드의 최고의 스타들이 총출동하여 전 세계적으로 대박을 터트린 영화 “오션스 일레븐”시리즈가 있을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도 허영만의 원작을 기반으로 만든 도박영화 “타짜”나 “범죄의 재구성” 같은 영화가 있을 것이다. 실제 사회에서 사기행위 자체는 범죄행위지만 ‘오락거리로서의 사기’나 ‘픽션으로서의 사기’는 아무런 해도 없고 읽는 이나 보는 이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주기 때문에 이 매력적인 소재는 만화장르에서도 꾸준히 활용되어 왔다. 소설, 영화, 게임 등 인지도 있는 기존의 원작을 각색하여 만화로 출판하는 것이 요즘 일본 만화출판계의 대세로 보이는데 이것이 요즈음 유행하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와 미디어 믹스(Media-mix)전략이다. 하나의 콘텐츠를 가지고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로 범위를 확장하고 각종 매체와 결합시켜 대중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이 문화산업전략은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기조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소개하는 “HOOK” 역시 유자부로 카나리의 원작소설을 만화로 각색한 작품으로 “HOOK”이란 ‘속인다’는 의미의 사기용어라고 한다. 희대의 천재 사기꾼이었으나 사랑 앞에 무너져 결국 모든 것을 잃고 만 다이몬지 유사쿠가 절망의 밑바닥에서부터 기어 올라와 5년 후 복수를 감행한다는 내용으로 하나의 큰 줄거리 아래 재미있고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엮어져있는 작품이다. 다이몬지 유사쿠의 다양한 사기기술도 기술이지만 인간의 욕망을 조정하여 사기행위를 이루어내는 그 순간에 독자들에게 통쾌함을 주는 것이 이 작품의 리딩포인트로 원작 소설을 같이 읽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묘미가 있다. 다이몬지 유사쿠는 말한다. “욕심이 많은 만큼 금방 속지, 인간은 욕심에 삼켜진 순간 진실이 보이지 않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