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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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 테일 (FAIRY TAIL)

요즈음 만화계의 대세라는 “원피스”, “강철의 연금술사”, “블리치”, “나루토” 등을 보면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 공통점은 일본산 판타지 장르라는 것인데, 요즈음 만화를 즐겨보는 독자들의 코드 자체가 현실의 한 단면을 심도 있게 보여주거나 리얼함에 바탕을 둔 진지...

2007-05-28 석재정
요즈음 만화계의 대세라는 “원피스”, “강철의 연금술사”, “블리치”, “나루토” 등을 보면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 공통점은 일본산 판타지 장르라는 것인데, 요즈음 만화를 즐겨보는 독자들의 코드 자체가 현실의 한 단면을 심도 있게 보여주거나 리얼함에 바탕을 둔 진지한 만화보다는 환상의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다룬 만화를 더 선호하는 듯하다. 물론 이것이 진실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구체적인 조사 자료가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지도, 판매부수, 2차 산업화 빈도 등이 증명하듯, ‘이것이 대세’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만화를 어느 정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현실이다. 여기에 소개하는 “페어리테일”이라는 작품 또한 ‘대세에 따라’ 제작된 또 한편의 일본산 판타지 만화다. 일본만화의 강점은 기획력에 있지만 어떤 만화 하나가 소위 말하는 ‘힛트’를 치면 무수한 아류작들이 생산되는 어느 정도의 한계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단순히 ‘아류작’이라 치부하기 힘든 수작들이 비슷한 기획으로 시장에 한꺼번에 깔릴 때가 있는데 이것은 더 이상 아류작 논쟁으로 다룰 문제가 아닌 하나의 유행이자 코드가 되는 것이다. 각설하고, 일단 여기에 소개하는 ‘페어리테일’은 (비록 아직 1권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아류작’으로 분류할만한 가벼운 만화는 아니다. 작화풍이 ‘원피스’를 연상케 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설정, 소재, 스토리, 캐릭터 등 전반적인 면을 놓고 평가해볼 때 수작의 대열에 들어갈 만한 요건을 갖추었고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다. 일단 ‘마법’을 주요 소재로 삼은 만화이다 보니 요즘 10대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또 하나의 장르, 온라인게임과 세계관 자체가 매우 비슷하다. “길드”, “마스터”, “평의회”, “아이템 샾” 등의 설정이 등장하고 각자의 특징적인 마법기술을 가진 다양한 마도사들이 ‘의뢰’를 받아 임무를 완수한다는 스토리 구조 자체가 애초부터 ‘만화의 게임화’를 노린 것처럼 온라인 게임과 그 구조가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게임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만화도 자연스럽게 좋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