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경찰 몬쥬
‘로봇 경찰관’이라는 테마는 SF를 소재로 한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테마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만화 “패트레이버”, 영화는 “로보캅”, 애니메이션으로는 “공각기동대” 정도일까? 경찰업무를 수행하는, 인간이 아닌 로봇(...
2007-05-25
석재정
‘로봇 경찰관’이라는 테마는 SF를 소재로 한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테마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만화 “패트레이버”, 영화는 “로보캅”, 애니메이션으로는 “공각기동대” 정도일까? 경찰업무를 수행하는, 인간이 아닌 로봇(또는 사이보그)이 등장하는 작품들은 미래세계를 배경으로 흉악무도한 범죄자들과 맞서 화려한 볼거리와 기상천외한 활약상을 제공한다는 데 있어 매우 상업적인 작품이 될 수도 있지만 인간을 닮은 피조물이면서도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진 ‘도구’일 수밖에 없는 ‘로봇’이란 존재가 이야기에 철학적인 색깔을 가미하여 심오하고 무거운 작품이 될 수도 있다. 위에 열거한 세 가지의 장르별 예시는 상업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추었다는 의미에서 대작, 또는 수작이라 불릴만한 작품이라 하겠다. 여기에 소개하는 “정의경찰 몬쥬”는 ‘패트레이버’가 주는 일상의 소소한 재미와 ‘공각기동대’가 주는 무겁고 근원적인 문제의식이 함께 담겨있는, 대작은 아니더라도 수작의 반열에 올려놓을 만한 가능성이 보이는 작품이다. 대체적으로 거칠지만 곳곳에 세세함이 엿보이는 작화, 인간적인 고민과 잔혹한 행동양식을 한 몸에 담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주인공 로봇의 캐릭터, 소소함에서 출발하여 화려함을 보여주고 잔잔하게 끝을 내주는 스토리와 연출 등, 읽는 이에게 웃음과 감동을 함께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 하겠다. 격증하는 범죄, 격감하는 경찰관, 그런 현상을 타파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범죄 단속 로봇 프로토 타입 “몬쥬”, 대 범죄용 범용병기부대 ‘긴세이’의 프로토 타입으로서 대 도쿄 치안유지의 중추이자 미래 경시청의 상징으로서 엘리트 대우를 받으며 세상을 위해, 인간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범죄자들의 일련의 행동에 대해 너무 민감하고 과격한 대처를 하며 그런 때에는 지휘부의 통제조차 되지 않는다는 치명적 결함이 발견된 후 ‘몬쥬’는 한적한 어느 시골의 파출소로 전근되어 매일매일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한편 ‘긴세이 프로젝트’의 후계기종인 양산형 로봇은 한 가지 중대한 결함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은 동력원인 소형 원자로에 의한 방사능 오염, 이제 사회는 ‘긴세이 프로젝트’ 자체에 하나의 결론을 요구하고 있었다. “몬쥬”가 근무하고 있는 한적한 파출소, 같이 근무하고 있는 야마기시 쥰페이 순경은 지나가는 아가씨에게 차나 한잔하자며 농을 걸고 동네 꼬마들은 ‘몬쥬’를 장난감 취급한다. 아무런 사건도 없는 무료하고 한적한 일상, 한때 만인의 기대와 사랑을 받으며 도쿄에서 범죄 박멸에 매진하던 “몬쥬”는 현재의 이 상황에 너무 불만스럽고 짜증이 난다. 그러나 어차피 ‘몬쥬’는 로봇일 뿐, 아무리 야마기시가 따뜻하게 말을 걸어주어도 그저 갑갑할 뿐이다. 그러나 하나하나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야마기시와 ‘몬쥬’는 환상의 파트너십을 경험하게 되고 몬쥬는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우정’, ‘사랑’ 등의 인간적인 감정을 배워가기 시작한다. 동네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모시고 도쿄 여행 수행원으로 따라 나선 ‘몬쥬’는 야마기시와 겐이치 할아버지의 배려로 ‘눈물’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고 우연히 사건에 휘말린 야마기시와 몬쥬는 경시청 소속으로 ‘긴세이 프로젝트’ 개발부에 근무하고 있는 카미야 시노라는 여자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와의 만남은 ‘긴세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숨겨진 음모에 의해 거대한 사건을 향해 서서히 굴러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