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내리는 마을
꽤 오랜만에 나온 하라 히데노리의 신작 “별이 내리는 마을”은 아주 오랜 길을 돌아 다시 자신의 원류를 찾아가려는 대작가 특유의 고뇌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하라 히데노리가 즐겨 썼던 모든 소재가 다 등장하고 하라 히데노리가 가장 잘 그려낼 수 있는 익숙한 청춘물이지만 ...
2007-05-23
장헌길
꽤 오랜만에 나온 하라 히데노리의 신작 “별이 내리는 마을”은 아주 오랜 길을 돌아 다시 자신의 원류를 찾아가려는 대작가 특유의 고뇌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하라 히데노리가 즐겨 썼던 모든 소재가 다 등장하고 하라 히데노리가 가장 잘 그려낼 수 있는 익숙한 청춘물이지만 1권밖에 나오지 않아서 아직까지 그의 장기인 스포츠와 로맨스가 결합되는 청춘물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일단 앞으로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기대할만 하다. 특유의 감수성과 심리묘사로 국내에도 수많은 매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만화가 하라 히데노리는 그의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오는 만화마다 자신의 팬들을 만족시키는 고유의 색깔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아다치 미츠루와 비슷하다. 두 작가 모두 자신만의 특징적인 화법(話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주인공들의 섬세한 심리묘사나 깔끔하고도 여운이 남는 연출방식, 독특한 스토리 진행방식 등에서 서로 대비되면서도 유사한, 각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작가들이라 하겠다. 이 두 작가의 작품은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놓을 수 없는 강력한 중독성이 있는데 아다치 미츠루가 ‘잔잔한 여운이 남는 아련한 청춘의 느낌’이라면 하라 히데노리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했던 영원히 잡아두고 싶었던 그 순간’에 대한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가라 하겠다. 두 작가의 작품에서 보여 지는 또 하나의 공통점은 스포츠를 소재로 한 러브스토리에 대단한 재능을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야구를 소재로 했을 때 두 작가의 러브스토리는 최고의 시너지를 일으키는데 하라 히데노리의 대표작 “그래, 하자”나 “청공”같은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주인공들의 애달픈 러브스토리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데 그것의 매개체로 작용하며 감정이입의 당위성을 부여해주는 야구라는 소재를 적절히 활용한다. 아다치 미츠루 역시 그의 대표작 “H2"나 ”터치“에서 보여주는 잔잔한 재미나 주인공들의 감정 표현 도구로서 야구라는 소재를 재치 있게 활용한다. 스포츠와 러브스토리를 완벽하게 결합하는 기술, 이는 두 작가의 공통점이기도 하지만 두 작가의 작품이 수많은 팬들을 사로잡는 마력의 근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