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 EROTIC - Comic mook (Comic mook 02)
잡지를 뜻하는 매거진(Magazine)과 단행본을 뜻하는 북(book)이 결합된 합성어로, 잡지와 단행본의 성격을 가진 부정기적인 간행물을 지칭하는 용어인 무크(mook)는 1971년 런던에서 열린 국제 잡지 협회의 제 18차 회의에서 제출된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되었으...
2007-03-26
장헌길
잡지를 뜻하는 매거진(Magazine)과 단행본을 뜻하는 북(book)이 결합된 합성어로, 잡지와 단행본의 성격을 가진 부정기적인 간행물을 지칭하는 용어인 무크(mook)는 1971년 런던에서 열린 국제 잡지 협회의 제 18차 회의에서 제출된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미국에서는 매거북(Magabook), 부커진(bookazine)이라고도 부른다. 단행본과 잡지의 특성을 동시에 갖춘 출판물인 무크지(mook誌)는 편집이나 제책의 형태는 잡지와 비슷하나 부정기적이란 점은 단행본과 비슷하다. 이번에 ‘에로틱’을 주제로 한 만화 무크지가 나왔다. ‘에로틱’(거북이북스)은 국내 만화 작가 15명의 15색 개성을 ‘에로틱’이라는 주제 아래 하나로 묶었다. 책에 실린 15편의 단편에는 우리말로 ‘선정적인’으로 해석되는 단어인 에로틱을 받아 들고 고심한 작가들의 흔적이 묻어난다. 성적인 욕망을 자극하는 법을 누구는 일탈에서, 다른 누군가는 일상에서 찾는다. 때로 에로틱은 삶을 관통하는 흔적을 남기는 장중한 서사로 그려지거나, 지적인 성찰의 대상이 된다. 박무직의 ‘숟가락 님이 보고 계셔 2’를 보며 먹음직스런 샌드위치가 탄생하는 과정에서도 에로틱 코드를 찾아내는 만화가의 상상력과 포툰(사진과 만화를 결합한 형식)의 신선함에 깔깔대다가, 환갑에 접어든 작가 조관제의 ‘흔적’에서는 삶 속에 스며든 에로틱의 깊이에 한숨을 쉬는 여운을 맛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홍윤표의 ‘L.O.Tique’와 김병수의 ‘한 번도 못해 본 남자’는 밥벌이와 애보기에 치여 성적 상상력이 메말라버린 대다수 성인들의 삶을 고백해 공감을 자아낸다. 컷과 컷 사이의 장면을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만화 고유의 형식이 ‘에로틱’이라는 주제를 소화하기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건 책에 실린 만화연구가 김낙호씨의 글이 아니라도 책장을 덮을 때 자연스레 따라오는 깨달음이다. 단편 외에도 박수동의〈고인돌〉이나 정운경의〈가불도사〉등 우리나라 에로틱 만화의 원류를 이루는 1970년대 만화들에 대한 성찰도 담았다. (한겨레 김일주 기자) 밥이라는 말을 듣고 떠오른 단상을 19명의 만화가가 개성대로 그려냈던 첫 번째 무크지 ‘밥’(거북이북스)이후 두 번째의 시도인데 메말라 가는 출판만화시장에 한줄기 단비를 자처하며 만화 전문 출판사인 거북이북스와 청강문화산업대가 산학협동 형식으로 내놓은 책이다. 졸업작품전 형식을 넘어 문화산업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무크지를 기획한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교수는 "현재 한국 만화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다양한 만화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잡지와 단행본 중간 형식인 무크지라는 틀에 상업작가와 독립작가가 하나의 키워드로 풀어내는 새로운 형식은 독자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정형모 기자) 이번 두 번째 무크지 ‘에로틱’에 참가한 작가는 석정현, 이유정, 홍윤표, 나예리, 박무직, 채민, 김용회, 최규석, 송태욱, 한혜연, 조관제, 김병수, 전진석? 이나래, 편현아, 김지혜 등 15명의 작가로 개인적으로 나예리와 이유정, 한혜연과 김병수, coals의 작품이 눈에 띠었다. 책을 읽는 내내 한국 작가들이 결코 일본 작가들에 비해 실력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 빨리 이들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본격적인 장이 열리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