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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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전국학생회 (神to戦国학생회)

오미키 고교에 입학한 무사시는 학교를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구해야 할 운명을 지닌 남자다. 세상의 중심에 위치한 오미키 고교를 지키는 것은 곧바로 세상을 지키는 셈. 때문에 그는 세상의 운명을 짊어진 주인공이며, 그에 따라 10년 전부터 비어있던 학생회장 자리를 메울 학...

2006-05-30 김미진
오미키 고교에 입학한 무사시는 학교를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구해야 할 운명을 지닌 남자다. 세상의 중심에 위치한 오미키 고교를 지키는 것은 곧바로 세상을 지키는 셈. 때문에 그는 세상의 운명을 짊어진 주인공이며, 그에 따라 10년 전부터 비어있던 학생회장 자리를 메울 학생회장 대리의 지위가 주어진다. 하지만, 주인공이 단번에 그 자리를 승낙하면 작품이 재미가 없지 않은가. 하여 언제나 자신이 골치 아픈 일하고만 연관된다고 믿어 미녀 부회장 마미가 제안한 회장대리 자리를 단박에 거절하는 이 남자. 거, 웬만하면 승낙하지 그랬어.지위에 맞는 엄청난 힘과 10인의 학생위원회를 통솔할 수 있는 대단한 권력도 함께 주어질 텐데 말이지. 사람은 누구나 혼자란 말야 어릴 때부터 친구인 카오루를 위험으로부터 구한 뒤 이 멋지구리한 대사를 잘도 중얼거리는 무사시. 바지 주머니에 손꼽고 적당한 얼짱 각도로 이어지는 다음 대사도 이에 못지않다. ‘혼자여도 강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어.’ 크어~! 아마, 작가는 이 주인공을 작심하고 멋진 캐릭터로 만들기 위한 심산이었나 보다. 게다가 무사시를 둘러싸고 줄줄이 나타나는 미녀 캐릭터는 그가 확실히 뭔가를 지닌 주인공임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그 정도면 나도 주인공이 되고 싶다. 확실히 미녀는 영웅을 좋아하는가보다. 적당한 대사와 자신을 둘러싼 조연 캐릭터의 등장으로 이제 영웅호걸로서의 자격을 모두 갖춘 무사시. 아직도 그대는 주인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부디 각성할지어다! 어디선가 무사시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무사시가 위험에 빠지거나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등장하는 것은 부회장 마미. 마치 무사시의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며 그를 보필한다. 게다가 무사시의 친구인 카오루와 나가레도 순서를 번갈아가며 무사시를 돕고 있다. 무사시가 비록 ‘사람은 누구나 혼자’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사실 사람은 이렇듯 혼자가 아닌 것이다. 친구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들이 강한 무사시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절대적인 요소들이다. 이제 남은 것은 무사시의 결정. 자신을 옆에서 믿어주고 밀어주는 친구도 있고, 목숨마저 바치며 뒤따르겠다는 사랑하는 이들도 있으니 무엇이 두려우랴. 그래, 결심했어! 결국 무사시는 학생회장 대리의 자리를 얻고 본격적인 세상구하기에 나선다. 설정, 일본소년만화의 전형 「신전국학생회」는 만화적 재미를 배가하는 몇 가지 설정이 있다. 무엇보다 먼저 시선을 잡는 설정은 무사시의 집과 아카네의 집이 붙어 있어서 아카네가 무사시의 방을 제 방처럼 넘나든다는 점.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의 방을 제집처럼 드나든다.’는 구조는 모든 사춘기 소년의 로망이 아니던가. 게다가 부학생 회장 카구라 마미가 무사시의 집에 기거하면서 발생하는 삼각관계는 소년 소녀를 막론하고 ‘좋아라~’하는 설정의 전형을 보여준다. 또 한가지, 무사시-카구라 마미, 카구라 마미-히데마츠가 보여주는 주종 관계의 이어짐은 일본 역사물에서 등장하는 주군-사무라이의 관계가 고스란히 전승되어 있다. (만화규장각 매거진 / 2006년 5월 vol. 3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