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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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씨와 오리군 (미련 곰씨와 싸가지 오리군의 좌충우돌 백수일기)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기조의 신문이나 잡지 등의 출판물로 전달되던 만화도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어느덧 이런 만화들은 웹카툰 또는 웹툰이라고 불리게 되었고, 이들 만화는 웹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곰...

2004-12-21 김창균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기조의 신문이나 잡지 등의 출판물로 전달되던 만화도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어느덧 이런 만화들은 웹카툰 또는 웹툰이라고 불리게 되었고, 이들 만화는 웹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곰씨와 오리군』역시 인터넷이란 매체를 통해 독자들을 찾아간 웹툰중의 하나다. 백수생활을 하던 오리군은 생활비 잔액 제로상태가 된다. 가족들마저 외면한 그가 택한 최후의 수단은 룸메이트를 구하는 것이었다. 여러 후보 끝에 맛있는 것을 해준다는 곰씨를 만나게 되고 이들의 기이한 동거는 시작된다. 매사가 부정적이지만 머리회전이 빠른 오리군과 융통성 제로의 순수한 곰씨, 이들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들의 백수 생활은 3년째를 접어들면서 에피소드를 하나 둘씩 추가해 간다. 매일 빈둥거리는 일상을 보내고자 감기 알약세기, 휴지 말았다 다시 감시, 천장 무늬 세기를 하고, 집안에서 놀고, 먹고, 싸고, 뒹굴다가 라면 사러 나가다가 3일 간문을 열지 않았음을 발견하기도 하는 등의 백수들의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작가 핫도그(본명 하재경)는 어리시절부터 만화그리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동화책 작가, 웹 디자인, 캐릭터 디자인 등 가리지 않고 그림과 관련된 공부를 했고, 그러던 중 캐릭터에 대한 소질을 발견하고 캐릭터 디자이너가 되었다. 『곰씨와 오리군』이 캐릭터성이 강한 이유도 그의 캐릭터 디자이너였던 경력이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짐작을 쉽게 할 수 있다. 인터넷에 핫도그 작업실을 열고 『곰씨와 오리군』같은 카툰 에세이들을 연재하던 중 2000년 9월 출판 기획자의 검색 갈고리에 걸려 2004년 1월 오프라인 출판시장에 단행본을 펴내게 되었다. 그는 2003년 5월부터 인터넷 사이트 핫도그 작업실을 열어 『곰씨와 오리군』『쪽지툰』『미친마우스』를 현재가지 연재하고 있으며, 여러 포탈 사이트 등에 고씨와 오리군 외의 다양한 웹툰을 연재하고 있다. 웹툰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만화는 『스노우캣』과『마린블루스』『파페포포 메모리즈』 등은 출판 만화 시장의 모습과는 다른 매체와 형식을 통해 독자들을 늘려갔다. 이런 1세대 웹툰은 오프라인 책으로 묶여 일기 형식의 에세이를 만화 카테고리로 풀어낸 에세이툰이란 이름으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2003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던 심승현 씨의 『파페포포 메모리즈』는 이런 온라인 만화가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책으로 출판돼 성공한 경우다. 뒤를 이은 오프라인 인터넷 웹툰의 성공은 출판사들이 웹툰에 관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기존의 웹툰이 온라인의 인기 온라인의 인기에 힘입어 기존 연재작품을 모아 출간한 것이 아닌, 『곰씨와 오리군』이라는 신선한 캐릭터에, 경제 불황의 여파로 하나의 시대적 코드로 등장한 백수라는 새 아이템을 더하여 승부를 내자는 기획자와 작가의 의욕이 합쳐진 만화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곰과 오리라는 동물들을 의인화시켜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백수들을 소재로 한 만화는 기존의 일상이나 사랑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주는 에세이툰이 아닌 백수들의 씁쓸한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만화를 통해 표현된 주인공 백수들의 일상은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개운하지 못한 여운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