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보노보노
작가: 이가라시 미키오 (いがらし みきお)
권수: 현재 17권까지 (일본에서는 18권까지)
발표시기: 86년 분류: 장편/환타지/동물만화/만화체/흑백 단행본명: 보노보노(ぼのぼの)
출판사: 竹書房
간략한 소개: 산과 바다, 강이 접해있는 조용한 숲. 만화 보노보노는 해달 보노보노와 다람쥐 포로리, 난폭한 너구리인 너부리의 세 동물을 중심으로 그들의 일상과 그 외의 여러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잔잔한 작품이다.
줄거리: 보노보노는 이 만화의 주인공인 아기 해달의 이름이다. 이 해달은 아빠 해달과 둘이 살며, 배경은 숲과 강과 바다가 서로 면해 있는 어떤 시골 귀퉁이다. 주요 먹이는 조개, 친구는 숲 속의 깡패 너부리(아라이구마), 얍삽하고 비굴하고 불쌍한 약자 포로리(시마리스), 이 지역의 카리스마 야옹이 등이다. 보노보노의 친구, 다람쥐인 포로리는 항상 따돌림을 당해서 "나 때릴거야? (いぢめる?)" 를 입에 달고 다닌다. 또한 보노보노와 포로리를 구박하면서도 같이 다니는 친구가 너부리다. 보노보노는 생각도 행동도 느리기 때문에 포로리와 보조를 맞춘다. 하찮은 일이라도 심사숙고하는 보노보노의 행동이 너부리에게 바보 취급 당하기도 한다. 둔하고 덩어리진 일상을 얇은 포로 떠내듯이 한 컷 한 컷씩 섬세하게 그려내는 만화. 이 작품은 줄거리보다는 상황과 감성과 순간의 사색을 중시한다.
캐릭터: >>>>>>>> 보노보노: 이 만화의 주인공. 뭍에 올라온 해달의 아이. 둔하지만 순수하다.
포로리(시마리스 군): 남자아이면서도 여자 말투를 쓴다. 언제나 약자이지만, 바로 약자이기에 자기보다 약한 것에 대해서는 강자의 논리를 행사한다.
너부리(아라이구마 군): 늘 괴롭히지만 본심이 악한 건 아니다.
보노보노의 아빠: 언제나 멍하지만 실은 사신해달로서 두려움의 대상
너부리의 아빠: 아들 괴롭히는 게 삶의 보람이다.
너부리의 엄마: 세계를 알기 위해서 여행을 한다.
포로리의 아빠: 말이 없다.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포로리의 큰누나(다이누나): 무섭도록 교육적. 더럽고 나쁜 말을 들으면 기절해버림
포로리의 작은누나(쇼누나): 무섭게 폭력적. 너무리와 잘 싸운다.
야옹이아저씨: 보노보노 세계의 일인자. 뭐든지 알고 있다고 한다.
그 외 등장인물: 쿠즈리, 쿠즈리의 아빠, 아기큰곰(유히구마), 아기큰곰(유히구마)의 엄마, 아기큰곰의 아빠(히구마), 후레리, 홰내기 외 다수. >>>>>>>>
<작품론> 산과 바다, 강이 접해있는 조용한 숲. 만화 보노보노는 해달 보노보노와 다람쥐 포로리(일본명:시마리스), 난폭한 너구리인 너부리(일본명:아라이구마)의 세 동물을 중심으로 그들의 일상과 그 외의 여러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잔잔한 작품이다.
보노보노는 순진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둔감한 아기 해달이다. 그런 그에게는 난폭하고 다혈질인 너부리와 숲의 동물들이나 누나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포로리라는 두 명의 친구가 있다. 이들은 매일 숲속에서 놀거나 싸우거나 모험을 하면서 지내며, 때로는 아버지나 동굴에 사는 현자 야옹이형 같은 어른들과 상담을 하기도 한다. 그런 평범한 매일의 반복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일을 곰곰히 생각하거나, 당연한 일에 깜짝 놀라거나, 아주 간단한 일에도 쩔쩔매는 보노보노의 어설픈 모습은 마치 누군가의 유치원 시절을 그려놓은 것처럼 느껴진다. 누나에게 괴롭힘을 당해서 화가 나지만 싸워 이길 힘이 없는 포로리, 친구들에게 마구 주먹을 휘두르는 성질급한 너부리의 모습은 어린 시절 친구들의 모습과 닮았다.
우리가 보노보노를 읽으며 캐릭터들에게 친근감을 느끼는 것은 그들이 어린 시절의 어떤 친구들을 상징하기 때문일 것이다. 때로 보노보노의 주인공들은 어른이 되기 위한 관문을 넘는 모험을 하기도 한다. 잔잔한 필치로 그려져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자못 심각하다. 포로리는 물려 내려오는 하얀 뼈조각의 정체를 알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하고, 보노보노는 죽음을 무서워하며 동굴아저씨라는 영문 모를 상상에 몸을 떨기도 한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며, 어른들의 영역 싸움에 휘말려 위험한 지경에 처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일들의 끝에는 언제나 단순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어른의 해답이 기다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떤 모험이건, 혹은 이해할 수 없는 결말이건 굴곡 없이 이어지는 4컷들은 모두 비슷한 구도이다. 주인공들의 표정도 하나같이 어중간한 얼굴들이고 성격에 따라 언제나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런 단순한 연출 속에서 보노보노의 인물들은 서로 어울려 놀고 싸우고 이야기하며, 그리고 그렇게 단순한 연출에서 그들이 하는 대사 한 줄, 독백 하나에는 더욱 무게가 실린다. 귀여운 캐릭터와 섬세한 동작 묘사에 더하여 절제된 연출과 4컷으로 표현되는 절묘한 타이밍의 밀고 당김은 서정적인 대사들과 함께 보노보노를 빛내는 숨은 주연들이라 할 것이다. 너무나 절제된 연출의 덕분에 한가한 숲 속의 생물 보고서 같은 느낌조차 주는 보노보노이지만, 이 작품의 주제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고찰이란 무게있는 것이다.
보노보노라는 작품이 어린이부터 어른에게까지 널리 읽히며 10년이 넘는 긴 연재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이렇듯 이야기의 주제가 모든 나이에 걸쳐 언제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질문에게 출발하기 때문이 아닐까? 주인공 보노보노와 같은 어린아이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막연한 불안과 기대를 느끼게 하는 일이며, 이미 어른이 된 독자들에게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보노보노의 어린 독자들은 보노보노의 시선에서 세상을 읽고 함께 생각하며 또한, 책을 읽는 어른 독자는 보노보노의 의문에 찬 독백 속에서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자신에 대한 순수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무척 단순하고, 어린이라도 얼마든지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며, 누구의 눈높이에도 나름대로의 해석이 달릴 수 있는 사건과 결말들. 그러나,
이야기가 말하는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는 것은 언제나 어른이 되는 도상에 놓인 독자들과 어른이 되는 것의 의미를 알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어른이 되는 것, 삶이 지닌 무게를 정제한 이야기. 작품 보노보노는 지금을 살고 있는 모든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화인 것이다.